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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타’에 열광하는 중국


2020-03-23      글|이재호(아주일보 베이징 특파원)

마이타(買它). 요즘 젊은 지인들한테서 자주 듣는 말이다. 생소한 어휘라 사전을 뒤적여도 찾을 없었다. 결국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물어봤다. 좋은 제품을 발견하면 이것저것 재지 말고 무조건 사라는 의미란다. 원래부터 존재했던 어휘인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최근 말을 유행시킨 인물은 유명 왕훙(網紅) 리자치(李佳琦). 인터넷 공간의 유명인을 뜻하는 왕훙은 ‘왕뤄훙런(網絡紅人)’의 줄임말로 한국에서 유튜브나 다양한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 무대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혹은 인플루언서 등과 유사하다.

리자치는 라이브 스트리밍(실시간 인터넷 방송) 통한 화장품 판매로 유명세를 얻어 ‘립스틱 오빠’로 불린다. 생소한 인물이지만 이번 글을 쓰기 위해 그의 방송분을 일부러 찾아봤다. 시간 동안 수십 종의 립스틱을 직접 바르며 OMG(Oh my god), ‘어머나 세상에(我的媽呀), ‘당장 사라(買它) 등의 감탄사를 연발했다. 천변만화하는 표정에 제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까지 더해지니 당초 구매 의향이 없었던 소비자라도 지갑을 열게 판이었다. 리자치가 지난해 벌어들인 순익은 2 위안( 337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웬만한 A 상장사의 순익과 맞먹는 금액이다. 걸어다니는 중소기업으로 부를 만하다. 그가 파는 제품은 화장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올해 마라향의 소시지를 생방송으로 판매했는데 방송 시작 5 만에 매출 300 위안을 돌파했다. 당일 마라 소시지 광고의 조회수는 1677만회에 달했다. 해당 소시지를 만든 제조업체의 주가가 7 연속 상승했을 정도다.


이처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른 왕훙으로 리쯔치(李子柒) 꼽힌다. 중국의 전통 문화와 식생활을 소개하고 관련 상품을 판매해 지난해 16000 위안을 벌었다. 의류업계의 장다이(張大奕), 타오바오(淘寶) 운영하는 생방송에서 인기를 얻은 유명 진행자 웨이야(薇婭) 여성 왕훙들도 맹활약 중이다.


2010년대 초반 웨이보와 위챗 SNS 통해 일상생활, 여행, 의류, 엑세서리 등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등장했다. 1세대 왕훙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주로 SNS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치중했다. 2014~2015년께 글과 영상을 통해 다양한 제품의 후기를 남기는 2세대 왕훙이 출현했다. 기업들은 마케팅을 위해 유명 왕훙을 홍보 대사처럼 활용했다. 최근 각광을 받는 3세대 왕훙은 제품을 홍보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스스로 판매까지 한다. TV 홈쇼핑 채널의 모바일 버전으로 이해하면 쉽다. 물론 리자치 등의 판매력은 홈쇼핑 쇼호스트 수십 명을 합친 것보다도 막강하다.


때문에 새로 나온 개념이 ‘왕훙 경제(網紅經濟)’다. 중국 컨설팅 업체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왕훙 경제 규모는 이미 2 위안을 돌파했다. 왕훙이 우후죽순으로 증가하고 이에 호응하는 팔로어들이 늘어날수록 관련 산업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리자치 유명 왕훙은 수천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의 경우 입주한 업체 절반 이상이 생방송 채널을 통한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타오바오에서 연간 매출이 1 위안 이상을 달성한 업체 17 12곳이 인터넷 방송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 왕훙을 내세워 방송을 진행한다.


한국 기업들도 왕훙 마케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SNP 중국 젊은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은 뷰티 업체들이 왕훙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LG생활건강은 유명 왕훙 웨이야를 생방송 진행자로 내세워 매출을 끌어올렸다. 의류업체 이랜드는 지난해 광군제 당시 왕훙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하루 만에 3 위안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어떤 일이 세상을 뒤흔들 때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대비도 필요한 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건만 팔고 뒤에 책임을 지지 않는 행태가 나타나지 않도록 방비하는 것이다. 왕훙 경제를 제도의 내로 끌어들여 적절한 관리·감독에 나설 필요가 있다.



글|이재호(아주일보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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