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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창극과 중국 경극의 ‘숨겨진 인연’


2020-01-09      

중국 전통극 하나인 경극(京劇) 중국 남부지역 안후이(安徽)성의 휘극(徽劇) 전신으로 한다. 휘극은 청나라 ·후기 장쑤(江蘇) 쑤저우(蘇州) 중심으로 발달한 곤곡(昆曲) 산시(陝西) 일대에서 유행한 진강(秦腔) 특성을 받아들인 베이징(北京) 전해져 경극으로 발전했다. 이때부터 경극은 중국의국수(國粹)’ 불릴 만큼 크게 성행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창극이 형태를 갖춘 시기는 대략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로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다. 최근에는 전통 창극판소리 바탕으로 새롭게 탄생한 예술 장르가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사실 한국의 창극이 중국의 경극과도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극의 관련성을 살펴보려면 당시의 역사적 배경부터 알아야 한다. 19세기 후반 조선 왕조가 문호를 개방해 외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각국의 문물이 조선에 전해지기 시작했다. 수많은 화교들도 한성(현재의 서울)으로 들어와 상업 활동을 벌였다. 이에 한성 거리에는 금세 화교들이 모여 사는청인가(淸人街)’ 조성됐다. 화교들의 가게와 식당은 물론 음주가무를 즐기는 장소인청룡관(清龍館)’ 생겨났다. 19세기 말은 경극이 가장 유행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청룡관에서도 경극 공연이 자주 이뤄졌다. 경극은 인기가 아주 많아 매회 공연마다 좌석이 동날 정도였다.


대한제국 2 황제인 순종은 즉위 국가 고유의 희곡을 만들고자 1908 궁내부(宮內府) 한국 최초의 근대식 극장인원각사(圓覺社)( 정동극장의 전신)’ 설치하도록 명했고, 수백 명에 이르는 대한제국의 희곡인들을 초청해 창작과 공연 활동을 펼치게 했다. 당시 희곡인들 중에는 청룡관에서 중국의 경극인삼국희(三國戲)(동한 삼국시기의 고사를 극의 줄거리로 삼는 경극)’에서 영감을 얻고자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들은 경극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경극의 연출 방식과 공연 기법, 반주법 등을 참고해 한국의 전통 판소리를 바탕으로 근대 창극을 확립시켰다.


창극과 판소리의 가장 차이점을 간단히 살펴보면 판소리는 1인극 체제로 사람이 모든 이야기를 끌고가는 독창(獨唱) 예술이다. 반면 창극은 여러 사람이 역할을 분담하고 몸짓과 소리를 병행하는 희극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또한 창극에는 반주가 있고 판소리에는 반주가 없다는 점도 다르다.


당시 원각사에서 공연된 <적벽가> 경극을 그대로 번역해 각색한 작품이다. 이후 한국 창극계에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공연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경극의 영향을 비교적 많이 받은 작품들로는 <패왕과 우미인>, <만리장성>, <화용도> 등이 있다. 이처럼 한국의 여러 전통 창극은 사실상 중국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서상기> <도화선> 같은 명작도 조선에 전해지면서 현지 문인계층의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중국의 고대 민간생활상을 담은 설창 대본집인 화본(話本)소설과 희극에는설자(楔子)’라는 것이 있다. 도입부에 () () 또는 간단한 이야기를 통해 극의 주제나 논리적 연관성을 이끌어내는 작용을 하는 부분이다. 명나라 지어진 <서상기> 이러한 설자를 활용한 작품이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창극인 <춘향전> 형식 면에서 중국의 전통 희극과 유사하다. 설자가 들어간데다 중국의 고전과 설화, 시구 등도 다양하게 인용한 작품이다.


이처럼 한국의 창극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기는 했지만 동시에 고유의 독창성도 유지해 왔다. , 과도한 몸짓보다는 기본적인 소리와 가락의 기교를 중시했는데 부분은 판소리의 영향이 크다. 1912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에 더해 조선왕실의 국고가 바닥나면서한국 창극의 요람으로 통하던 원각사도 해체되었지만, 여전히 민간에서는 한국 본토와 외국의 다양한 요소를 결합해 재탄생한 창극을 즐겼고 후대에도 전해졌다. 현재 정동극장은 현대적인 무대 기술과 첨단 효과를 활용해 한국의 전통 창극을 새롭고 참신한 공연으로 재구성해 많은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위셴룽(喻顯龍), 상하이(上海)외국어대학교 글로벌문명사연구소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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