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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황궁 자금성에서 만나는 ‘조선’


인민화보

2019-04-11      인민화보

사진/궈사사(郭莎莎)

자금성(紫禁城)은 명(明)ㆍ청(淸) 대의 황궁으로 6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현존하는 인류 최대의 궁전 건축군(群)일뿐만 아니라 동방 문화예술의 진귀한 보물이 아닐 수 없다. 자금성을 찾는 관광객들이라면 누구나 자금성에 얽힌, 신비로우면서도 흥미진진한 역사 속 이야기를 찾고 또 발견할 것이다. 하지만 자금성 역사에 조선반도(한반도)의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자금성 건축을 명령한 명나라 3대 황제 영락제(永樂帝, 명 성조)는 조선의 ‘절인 음식’을 매우 좋아하였다. 실제로 조선 태종이 바친 공물 가운데는 말린 생선 등의 특산품이 다수 포함되었다.  조선 세종 때에도 영락제의 ‘조선 음식’사랑은 이어졌다. 조선왕조 세종실록 25권에 보면 영락제는 조선 역관에게 “짐이 늙었다. 이제 입맛이 없으니 소어(蘇魚)와 붉은 새우젓, 문어 같은 것을 가져다 올려라”고 특별히 주문했다. 심지어는 조선측에 요리 솜씨가 좋은 여인을 자금성으로 보내도록 요청, 황제가 언제든 제대로 된 조선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기록도 있다. 

청 대에 이르러 조선은 특수 약재와 약품을 자금성에 보냈다. ‘청심환(淸心丸)’이 대표적이다. <청실록(淸實錄)>에는 1786년 청 건륭제(乾隆帝)가 부상을 당한 복건수사제독(福建水師提督) 황사간(黃仕簡)에게 ‘고려 청신환’ 20알을 하사하여 그 노고를 치하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 밖에도 조선에서 건너온 ‘고려지(高麗紙)’는 비단만큼 고운 빛깔과 견고함, 그리고 뛰어난 광택으로 청대 자금성뿐만 아니라 전체 왕가 및 고관대작, 그리고 부유층이 사는 사합원(四合院)의 창호지로 애용되었다. 내구성이 뛰어나면서도 비침 방지 효과가 좋아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훗날 중국은 자체적으로 고려지를 제조하기 시작했는데, 1950년대에 이르러서는 베이징의 보통 시민까지도 창에 고려지를 사용했다. 

조선의 예악(禮樂)도 빠질 수 없다. 청 대에는 많은 경축일마다 자금성 보화전(保和殿)에서 연회를 열었는데, 연회 공연 가운데는 조선의 예악도 포함되었다. 이러한 유형의 공연은 1880년대부터 이어져왔다. 청대 말엽의 사료인 <옹동화일기(翁同龢日記)>에 따르면, 자희태후(慈禧太后, 서태후)는 조선의 예악을 즐겨 감상했다고 한다. 조선의 배악(俳樂)에 관한 기록도 있다. 청나라 예의(禮儀)에 관한 공식문서인 <대청통례(大淸通禮)>에 조선 배악이 등장한다. 여기에는 조선 배악이 수 많은 ‘배악 중 으뜸’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자금성에는 또한 조선 출신의 후궁들이 적지 않았다. 그 중 영락제가 후궁 권(權) 씨를 아꼈다는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많이 알려지진 않았으나 건륭제의 후궁 중에도 조선인의 후손이 있었다. 바로 숙가(淑嘉) 황귀비(皇貴妃, 황후에 준하는 으뜸 후궁의 지위) 김가(金佳) 씨이다. 그녀는 조선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조상이 조선인이었다. 성이 김씨였으나 후금(後金)에 의탁한 후 훗날 ‘김(金)’에 ‘가(佳)’가 붙은 ‘김가’라는 성을 하사받았다. 조선 혈통을 이어받은 김가 씨는 자금성에서 총명함과 재지를 발휘해 건륭제의 총애를 받았다. 건륭제와의 사이에 네 아들을 두었고, 김가 씨의 오빠 김간(金簡) 또한 황제의 신임을 얻어 예부(禮部)상서(尙書)에 임명됐다. 김가 씨는 건륭 20년(1755년)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사후에 숙가 황귀비로 추대됐으며 건륭제 유릉(裕陵)의 지궁(地宮, 지하궁전)에 묻혔다. 김가 씨의 차남이자 황실의 11 번 째 아들인 영성(永惺)은 청대 황실의 유명한 서예가로, 훗날 성친왕(成親王)으로 봉해졌다. 

역사 문화는 다양성을 포용한다. 앞으로 지금까지 놓치고 있었던 중한 양국 문화교류의 세부적인 요소들을 더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를 위해서는 역사자료에 대한 후대의 지속적인 관심과 고증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글|위셴룽(喻顯龍), 베이징대학교 국제관계학원 국제관계학 박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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