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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항아’와 환희의 ‘창어’


인민화보

2019-03-26      인민화보

항아(嫦娥)의 전설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사람들에게 있어 고대 달나라에 대한 상상의 원형을 정립한 설화다. 이제 도시에서는 찾기 힘들어졌지만 우리 아버지 세대까지만 하더라도 추석날 보름달을 바라보며 할머니가 들려주신 아름다운 여신과 계수나무, 방아 찧는 옥토끼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었던 추억들을 가지고 있었다.중국 고대의 도교경전인 포박자(抱朴子)에서 들려준 항아의 전설은 가슴 시린 러브 스토리다. 

고대의 궁신(弓神)인 예(羿)는 천제의 아들들이자 10명이나 됐던 태양의 정(精) 가운데 9명을 쏴죽인 죄로 신의 자리에서 쫓겨났다. 예가 아니었다면 인간들은 10개나 되는 태양 아래서 말라 죽었을테니 예는 인류의 은인인 셈이다. 하지만 예가 인간이 되는 형벌을 받으면서 예의 아내였던 항아도 덩달아 선녀에서 인간이 되는 수모를 겪게 된다. 전설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예가 어느날 곤륜산의 서왕모에게서 불사의 약을 받아오면서 상황은 복잡해진다. 서왕모가 “이 약을 둘이 나누어 마시면 불로장생하고 혼자 모두 마시면 다시 신이 되어 승천할 수 있다”고 말하자 예는 고민에 빠졌다. 

자신 때문에 인간으로 추락한 아내에게 언제나 미안한 마음을 가졌던 예는 결국 아내인 항아에게 불사의 약을 모두 양보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예의 갸륵한 사랑에도 불구하고 다시 선녀가 된 항아는 행복할 수 없었다. 남편을 두고 혼자 신선이 된 항아를 괘씸하게 생각한 옥황상제가 항아를 달에 가둬버리는 심술을 부렸기 때문이다. 항아는 황량한 달에서 절구에 약초를 찧는 옥토끼와 함께 영원히 지내야 했다는 비극적 결말로 끝을 맺는다. 

지난 1월 3일, 수천 년의 시공을 넘어 또다른 항아가 조용히 달을 찾으며 새로운 전설을 써내려갔다. 이번에는 슬픈 사랑 이야기가 아닌 중국 국민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이어지고 있는 승전보다.

달 탐사선 창어 4호가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한 것은 중국의 우주연구사를 다시 평가하게 만든 쾌거였다. 지금까지 우주탐사를 주도해온 미국과 구소련 조차 달뒷면에 대한 탐사를 시도하지 않은 것은 달뒷면까지 전파가 도달하지 않아 지구와의 교신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중국은 중계 위성인 ‘췌차오’(鵲橋·오작교)를 달 궤도에 쏘아올림으로 인해 이 난제를 해결했다. 착륙선인 창어 4호가 달뒷면에 내려놓은 탐사 로봇의 이름이 ‘위투(玉兎·옥토끼) 2호’라는 것이 재미있다. 위투 2호는 달뒷면을 돌아다니며 토양 샘플등을 수집했고 창어 4호는 꼭대기에 설치된 카메라로 달뒷면의 360도 파노라마 사진을 찍기도 했다. 보름달이 뜰 때면 언제나 달 안에서 절구를 찧는 모습을 보여줬던 옥토끼, 그리고 옥토끼와 함께 살던 항아는 이제 인류를 도와 어두운 달뒤의 세계까지 볼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항아와 옥토끼의 활약은 구소련 해체 이후에도 미국과 러시아 쌍두체제로 진행되어온 우주연구 분야가 이제는 중국도 참여한 삼두체제로 개편됐음을 알려준 신호탄이기도 했다. 창어 4호의 성공은 곧바로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이 달탐사에 있어서 중국과 협력하기로 결정을 내린데서 더욱 빛이 나고 있다. 나사는 중국 측이 창어 4호 착륙 때의 위도와 경도, 시간 등을 적시에 미국 쪽에 알렸고, 나사도 미국 위성으로부터 나온 정보를 공유했다고도 설명했다. 중미 무역전쟁이 한창인 시점에서 나사의 적극적인 구애는 이번 창어 4호의 과학적 성과가 그만큼 인정받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제 독자적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개발에 매진하며 막 우주개발에 뛰어든 한국이 마냥 부러워할 수 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항아와 옥토끼의 전설을 공유했던 한국과 중국인 만큼 우주탐사 분야에 활발한 연구교류를 기대해 본다. 한국도 언젠가는 중국 같은 높은 수준의 우주탐사 능력을 갖추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글|김중호(CBS 노컷뉴스 베이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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