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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즈화(你好, 之華)> 겨울 햇살 속의 한 줄기 따스함


인민화보

2019-02-12      인민화보

 
11월 9일 영화 ‘안녕, 즈화’가 중국 전국 상영관에서 일제히 개봉했다. 중국 영화계의 거장 천커신(陳可辛) 감독이 제작하고 스타 여배우 저우쉰(周迅)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중국 북방 지역의 겨울 햇살이 투명한 유리를 투과해 내리쬐는 듯한 잔잔한 따스함을 안겨 준다.

‘안녕, 즈화’는 지나간 옛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는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언니 위안즈난(袁之南)의 장례식에서부터 시작한다. 동생 즈화는 서랍 속에서 언니의 유서와 중학교 동창회 초청장을 발견하고 언니를 대신해 동창회에 참석하기로 한다. 그러나 동창회에서 해명할 기회도 없이 언니 즈난으로 오인을 받고, 마침 자신이 한때 짝사랑했으나 언니를 좋아했던 남학생 인촨(尹川)과도 재회하여 연락처를 교환한다. 즈화를 언니 즈난으로 오인한 인촨은 문자메시지로 고백을 한다. “30년 동안...줄곧 널 좋아해 왔어.” 

엇갈린 운명 속에서 즈화는 마치 어른들의 ‘역할 게임’을 하듯 계속 언니인 척을 하며 인촨과 서신을 교환한다. 어느 날 인촨은 즈난의 옛 주소로 답장을 보내게 되고, 편지를 받은 즈난의 딸 무무(睦睦) 역시 어머니의 이름으로 인촨에게 답장을 보내기 시작한다. 서신이 이리저리 교차하는 가운데 즈난, 즈화, 인촨 세 사람이 오랫동안 잊고 있던 과거의 기억과 3대에 걸쳐 복잡하게 얽히고 꼬인 감정의 실타래가 조금씩 드러난다. 

영화 말미에 모든 인물들은 ‘서신’이라는 매개물을 통하여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에서 각자 영혼의 안식과 치유를 얻고, 마침내 자신들의 ‘즈난’에게 함께 이별을 고한다.

극중 인물들은 놓쳐버린 것에 대한 저마다의 아쉬움과 미련을 간직하고 있다. 어떤 인물은 심지어 현실적인 절박함에 처해 있기도 하다. 극중에서 저우쉰이 분한 즈화라는 인물은 이들을 서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스토리 자체는 슬프고 무겁지만, 돌이켜 보면 다정하고 따스하면서도 강인함이 느껴진다. 

카메라는 내내 절제된 시선으로 그들을 응시하고, 그들이 나누는 대화 주제는 무겁기만 하다.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애통, 비애, 해방의 감정이 하나하나 허물을 벗고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며 겨울의 따뜻한 차 한 잔처럼 온몸을 적신다. 찬바람 속에서 더욱 온전히 느낄 수 있는 한 줄기 훈풍처럼 말이다.

‘안녕, 즈화’는 풋풋한 시절을 지나 중년에 접어든 이들의 마음 속에 간직된 청춘의 감성을 배경으로 했다. 영화명 자체는 무심하고 담백해 보이지만, 여주인공이 스스로와 대화를 하는 과정을 통해 한 개인의 삶에서 청춘과 성숙의 만남, 그리고 세상 풍파를 다 겪은 중년 여인이 과거 때묻지 않은 자신에게 가만히 건네는 안부를 담고 있다.

영화는 지나간 청춘의 아련함과 그리움 외에도 천커신과 저우쉰의 조합, 그리고 북방이라는 지역적 요소가 결합된 스토리가 조금은 결이 다른 온화함을 자아내며 긴 여운을 남긴다.

게다가 영화는 평면적이고 분산된 서사로 전개되어 의식적인 포커스나 감정 이입도 없고, 비판적인 시각이나 불안도 찾아볼 수 없다. 모든 등장인물은 자아 출발의 주체가 되며, 영화는 그저 그 자체로의 삶을 존중한다. 

때로는 한 편의 산문시처럼, 때로는 오랜 시간 달여 은은한 향을 내는 공부차(功夫茶)처럼 영화는 서신과 답방을 통해 지나간 일을 조용히 꺼내 들고 세상사에 흔한 만남과 이별, 침묵과 암시, 못다 이룬 여운 등을 가만히 비춘다. 수많은 말을 하고도 마치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듯 말이다.

중국 멜로물에는 언제나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한 극적인 스토리가 빠지지 않았다. ‘안녕, 즈화’에서는 비록 그처럼 강렬한 극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지만, 겉으로 고요해 보이는 호수면 아래 숨겨진 깊고 강인한 힘은 중국 시장에서 로맨스 소재의 영화들이 눈 여겨 보아야 할 대단한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글|친스웨(秦時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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