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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한편의 미세먼지 마스크, 무용지물로 남기를


인민화보

2018-11-09      인민화보



얼마 전 한국에 있는 지인이 눈살을 잔뜩 찌푸린 채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한 장 보내왔다. “무더위만으로도 힘든데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까지 쓰고 있으려니 죽을 맛”이라는 메시지와 함께였다. “중국도 공기가 안 좋다던데 건강 잘 챙기라”는 안부도 잊지 않았다. 필자 역시 중국에 오기 전 꽤나 걱정했는데 막상 와서 살아보니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훨씬 더 많아 적잖이 놀라는 중이다.

중국은 환경보호에 무관심할 것이라고 여기는 한국인들이 많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생긴 일종의 선입견이다. 대다수의 개발도상국들은 경제 개발에 몰두하는 동안 환경 문제를 뒷전으로 미루기 일쑤다. 먹고 사는 게 시급한 사회에서 나타나는 흔한 현상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스스로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고 자부해 온 자연을 보호하는 일보다 공장을 짓고 터널을 뚫는 데 더욱 열중해 왔던 게 사실이다. 그렇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 달러를 넘어선 2000년대에 들어서야 환경보호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소득 수준이 아직 1만 달러 안팎인 중국도 과거의 한국과 비슷할 것이라는 인식이 굳어진 이유다. 필자의 경우 중국에 와서 직접 겪은 경험을 통해 이같은 편견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초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구 난닝(南寧)으로 출장을 갔을 때 나카오허(那考河) 습지공원을 들를 기회가 있었다. 2014년 중국의 첫 스펀지 도시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난닝에서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곳이다. 지난 수년간의 노력으로 오염천이 생태공원으로 변모했고, 홍수 피해를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완벽한 수준의 배수시설이 구축됐다. 한국에서도 쉽게 찾기 어려운 친환경 시스템이다. 지난해 4월 이곳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광시의 생태 우위는 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다”며 극찬했다. 

또 다른 일화를 소개한다.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한국인 기업가가 최근 중국 국유기업과 제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먼지를 98% 이상 걸러내는 필터를 중국 내 화력발전소와 제철소, 대형 소각장 등에 공급하는 내용이다. 재활용과 대량 생산이 가능해 미세먼지 저감에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이다.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중국은 환경보호 정책을 능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술력과 함께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라면 외국 기업의 기술도 적극 수용할 수 있는 개방성까지 갖췄다는 점을 확인하게 됐다.

정부 차원의 노력만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도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아이디어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대표적인 게 ‘공유(共享)’ 경제 아이템이다. 공유 자전거는 중국에 온 뒤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30~40분 내로 이동할 수 있는 지역은 대부분 공유 자전거를 타고 간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원유 소비와 자원 사용을 줄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작은 성취감을 느끼곤 한다.

공유 전기자동차 역시 한국에 꼭 도입됐으면 하는 아이디어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공유 택배상자를 들고 온 택배 배달원도 꼭 만나고 싶다. 이 상자는 최대 1000회까지 반복해 사용할 수 있다. 상자 2개면 10년생 나무 한 그루를 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모그를 발생시키는 일반 폭죽의 대체 수단인 전자폭죽이 등장하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감탄사를 내뱉을 수밖에 없다. 춘제(春節, 음력설)를 상징하는 시끌벅적한 폭죽 놀이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환경을 보호하려는 의지. 중국식 실용주의가 투영된 제품이다.

지난 3월 중국 양회를 취재하러 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의 정부업무보고를 들은 적이 있다. 리 총리는 ‘푸른 하늘 수호전(藍天保衛戰)’을 언급하며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처음에는 환경 문제와 전쟁(戰)을 연계한 표현이 어색하게 들렸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전쟁을 치르듯 환경 정책을 추진하자는 절박함을 읽을 수 있었다.
반면 황사와 미세먼지 발생과 관련해 여전히 중국 탓만 따지는 한국의 환경 정책은 단기적이고 미봉책에 불과한 경우가 허다하다. 중국의 노력에서 교훈을 얻을 부분이 있다.

중국에 오기 전 가족과 친구, 동료로부터 수백 개의 미세먼지 마스크를 선물받았다. 아직 10분의 1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웬만하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무용지물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생태문명 시대로 나아가는 중국과 중국인들의 행보를 응원한다.


글| 이재호(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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