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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공(邊貢)—오일관경도(午日觀競渡)


인민화보

2018-09-13      인민화보


 
共駭群龍水上游,不知原是木蘭舟。
雲旗獵獵翻青漢,雷鼓嘈嘈殷碧流。
屈子冤魂終古在,楚鄉遺俗至今留。
江亭暇日堪高會,醉諷離騷不解愁。
Gònghài qúnlóng shuǐshàng yóu, bùzhī yuánshì mùlánzhōu. 
Yúnqí lièliè fān qīnghàn, léigǔ cáocáo yǎn bìliú. 
Qūzǐ yuānhún zhōnggǔzài, chǔxiāng yísú zhìjīnliú. 
Jiāngtíng xiárì kān gāohuì, zuìfěng lísāo bùjiěchóu

공해군룡수상유, 부지원시목란주。운기렵렵번청한, 뢰고조조은벽류
굴자원혼종고재, 초향유속지금류。강정가일감고회, 취풍리소부해수
 

물 위를 꿈틀대는 용(龍)무리에 모두 기겁을 하고 보니, 경주를 벌이는 배(舟)들이었네. 구름 같은 깃발들 펄럭거리는 푸른 하늘, 우레 같은 북소리 둥둥척척 울리는 쪽빛 물결……. 굴원(屈原)의 원혼 지금까지 살아있고, 초나라 풍속 또한 여전하구나. 강 언덕 정자에 술자리 벌이기 딱 좋은 이 날, 취기 오르니 <이소>를 읊어도 시름 잊을 수 없네.

단오절(午日) 수상경기를 구경하는 감흥을 노래하고 있다. 무리지은 용(群龍)이 수면을 노니는(水上遊) 모습에 사람들과 깜짝 놀라지만(共駭), 아하, 알고 보니 경주를 벌이는 木蘭舟(목란나무제 돛단배)였다! ‘不知原是~’는 착각을 깨우칠 때의 말투다. 하늘로 솟아 세워진 깃발들(雲旗) 펄럭펄럭(獵獵) 하늘끝(靑漢)에 나부끼고(飜), 천둥 같은 북소리(雷鼓) 둥둥척척(嘈嘈) 쪽빛 물결(碧流)을 울린다(殷). ‘하늘끝’이란 의미로 ‘靑霄qīngxiāo’ 대신 ‘靑漢’을 택한 것과, 본명 ‘屈原QūYuán’이 아니라 굳이 ‘屈子Qūzǐ(굴선생)’라 한 것은 그 자리에 측성(仄聲, 3성-4성-입성(入聲))이 오는 칠언율시의 리듬규칙 때문이다.

강 언덕 정자(江亭)에서 수상경주를 조망하며 벌이는 술자리를 ‘고회(高會)’라 한다. <이소>는 초나라 굴원(BC 340-278)의 걸작, <시경>과 나란히 동북아 고전문학 연원의 두 기둥인 <초사(楚辭)>의 수록작품이다. 우수에 찬 <이소>조차 슬프게 느껴지지 않는다니 그 흥겨움 느긋함을 알 만하다. 똑 떨어지는 평측 압운 대구, 시어의 적절함과 묘사의 생동감 또한 뛰어나다. 특히 ‘단오-굴원-<이소>’의 긴밀한 연결고리를 살짝 비튼 마지막 ‘반전’이 돋보인다. 

설날 추석과 함께 동북아 쌀농사문화권 3대 명절의 하나인 단오(음력 5월 5일), 이름 자체가 ‘초닷새’라는 뜻이다. 모내기를 끝내고 한숨 돌리는 막간 휴식기이자, 양기 충만한 좋은 절기로서 수릿날, 중오절(重五節), 천중절(天中節), 단양(端陽) 등의 별칭이 있다. 

BC 300년경 바야흐로 전국(戰國)시대, 진(秦)나라의 위세에 전전긍긍하던 여섯 개 나라 중 하나인 초나라에 충신 굴원이 있었다. 그는 국력회복을 위해 강력한 개혁정치, 6개국이 힘을 모아 진나라에 대항하자는 ‘합종책(合縱策)’ 등을 주창했으나 배척당한다. 회왕(懷王)에 이어 경양왕(頃襄王) 등극 후에도 간언을 계속하지만 결과는 귀양살이. 이윽고 더욱 강성해진 진나라가 공격하자 초나라 왕은 수도를 버리고 도주했고, 사실상의 망국소식을 접한 굴원은 절망한 나머지 커다란 돌덩이를 안은 채 멱라(汨羅) 강물로 뛰어든다. 

이를 애통하게 여긴 백성들이 물고기가 그의 시신을 건드리지 않도록 고기밥을 던져주기 시작한 게 2300여 년 전 음력 5월 5일, 그것이 쭝쯔(粽子, 돼지고기, 팥, 견과류 등을 찹쌀과 버무려 대나무 잎으로 싸서 삶은 음식)의 시작이다. 아울러 그의 애국충정을 기린다는 취지에서 유래한 ‘배들의 경주(競渡)’가 풍물로 자리잡았다. 요즘 중국에서 통용되는 단오절 영문표기 ‘Dragon Boat Festival’만 봐도 이 행사의 비중을 알 수 있다. 

명나라 문인 변공(AD 1476-1532)은 산동성 역성(曆城, 오늘날 지난(濟南)) 사람이다. 일찍부터 재기와 학식, 훌륭한 풍채로 명성을 날린다. 자를 정실(廷實)이고, 화천(華泉) 근처에 살면서 스스로 호를 화천 또는 화천자라 칭했다. 스물에 진사 급제한 수재이자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관직에 있는 동안 간언을 멈추지 않았으며, 백성들의 삶, 지방관 시절의 체험에 기반한 작품도 남겼다. 현실정치에 회의를 느끼던 차, 1531년 탄핵 당해 관직에서 물러났다. 귀향해 있던 중, 평생 고이 소장해 온 책과 금석고문들을 화재로 몽땅 잃은 후 울화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 저서에 <화천집> 14권이 있다. 


글ㅣ임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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