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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순례길(冈仁波齐)> 순례를 떠나는 사람들의 대장정


인민화보

2017-09-15      인민화보



장양(張楊) 내가 좋아하는 감독 명이다. 그는 도시 멜로영화의 개념이 보편화되지 않았을 평가도 좋고 관객 동원률도 좋았던 <스파이시 러브 수프(愛情麻辣燙, Spicy Love Soup) 찍었다. 이후 <샤워(洗澡, Shower)>, <지난 (昨天, Quitting)> 점점 좋은 작품을 만들어냈다.


최근 몇 년 장양 감독은 다소 조용했다. 다리(大理) 등지에 머물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갑자기 <영혼의 순례길(Paths of the Soul)> <선 위의 영혼(皮繩上的魂, Soul on a String)> 두 편의 영화를 내놓아 깜짝 놀라게 했다. 영화계 사람들이 베이징에서 IP를 개발하고 각종 술자리가 오가는 프로젝트와 자본과의 협력에 바쁠 때 그는 황량한 변방의 고원에서 수행하는 것처럼 영화를 찍었다. 수수하고 화려하지 않은 영화는 심장이 뛰고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의 원래 색을 담아냈다.


‘카일라스(岡仁波齊)’는 티베트불교의 4대 성산(聖山) 중 하나다. 티베트불교 신자에게 카일라스산은 차크라 삼바라(승낙금강)가 있는 곳으로 무한한 행복을 상징한다.


<영혼의 순례길>은 초반 30여 분 동안 짱족(藏族, 티베트족) 마을 사람들이 장작을 쌓고, 불을 지피고, 밥을 짓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상생활을 보여준다. 마을은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가끔 눈보라가 치고 구름과 안개가 낀다. 마을 사람 몇몇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식량과 도구를 준비하고 라싸(拉薩)로 성지순례 갈 준비를 한다. 보급을 맡은 트랙터가 ‘투투투’ 소리를 내면서 등장하고 나서야 성지순례를 떠날 기미가 보인다.


성지순례에 참여한 사람들도 일상적인 사람들이다. 노인, 어린 여자아이, 임산부, 장애인 그리고 중심 격인 젊은이와 중년의 남자다. 그들은 길고 긴 도로에서 절을 하면서 간다. 무릎을 꿇고, 일어나고, 다시 무릎을 꿇고, 표정은 모두 경건하고 진지하며 동작은 한결같이 정성스럽다. 그들은 도로 옆에 크고 작은 마니석탑을 쌓으면서 간다. 중간에 휴식을 하면 함께 천막을 치고 불을 지피며 식사를 준비하고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시를 읊는다.

 

그 모습이 가족처럼 가깝다. 그들의 세계는 단순하고 자급자족한다. 그들의 마음은 순수하고 진지해 성지순례의 의의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영혼의 순례길>은 로드무비라고 할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이 머리를 조아리면서 도로를 따라 천천히 전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로드무비가 아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통속적인 의미의 로드무비와는 다르다. 소박하고 진실한 다큐멘터리 영화에 더 가까우며 과장이 없다. 성지순례를 하면서 부딪치는 어려움은 전기적인 색채와 극적인 요소가 없지만 감동을 준다. 임산부가 성지순례 길에서 아기를 낳고, 청년이 산에서 굴러떨어진 돌에 맞고, 노인이 세상을 떠나고, 보급용 트랙터가 교통사고가 나서 차의 앞부분이 없는 ‘손수레’가 되고, 강을 건너면서도 그들은 계속 절을 하면서 간다.


성지순례는 망망대해를 건너는 것 같고, 머리를 조아리는 것은 배를 조종하는 것 같다. 그들은 계속 힘을 내서 전진하면서 이 여정을 통해 자신을 영혼의 피안으로 건너게 해 성산 아래서 부처님의 광명에 푹 빠진다.


망캉(芒康)에서 출발한 마을 사람들이 1200km에 달하는 여정에서 보여주는 조용한 행적은 마치 소리없는 개미 같다. 아무리 느려도 앞으로 나아가 종점에 도착해야 한다. 그들이 가는 길 옆으로 육중한 화물트럭이 지나가고, 멋진 지프차가 지나가고, 화려한 불빛이 반짝이는 떠들썩한 도시가 지나가고 봄, 여름, , 호수, 설산이 지나간다. 그러나 그 무엇도 그들의 마음을 분산시킬 수 없고 그 어떤 이유도 그들을 멈추게 할 수 없다.


<영혼의 순례길>을 본 후 거울에 내 모습을 비춰 보니 조금 부끄러웠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인생에 회의를 느끼고 삶의 의미와 일의 필요성을 의심한다. 영화 속 짱족 사람들은 이런 당혹스러움은 없는 듯하다. 그들에겐 생활 자체를 훨씬 뛰어넘는 욕망과 당혹스러움이 없다. 그들은 인내심이 강하고 그들은 쉽게 만족하며 현재의 생활을 순순하게 살아내고 순수한 소망을 품고 성지를 향해 나아간다. 삶과 죽음은 하늘의 뜻이니 걱정도 원망도 하지 않는다.


중국어권 감독 중에 이렇게 ‘고생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찍는 감독은 드물다. 장양 감독의 방식을 보니 독일의 베르너 헤어조크(Werner Herzog) 감독이 떠올랐다. 그는 “나는 이상한 생물이고, 생명을 따라 앞으로 계속 나아간다. 내 뒤의 모래 위에는 흔적이 남는다. 그 흔적이 바로 내 영화”라고 말했다. 장양 감독에게도 비슷한 속성이 있다. 기존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늘 다른 길을 가려고 한다. <영혼의 순례길>을 보니 장양 감독의 영화에 대한 미련과 생명에 대한 사랑이 고요하고 함축적인 방향으로 모이고 있는 것 같다



글|양페이(楊飛), 영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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