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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현량펀, 새콤하고 부드러운 별미


2024-11-29      

산시성의 별미 량펀을 클로즈업한 모습.

응현목탑 관광지 입구에서 나오면 대각선 맞은편에 현지의 유명 맛집인 잉현량펀(應縣涼粉) 가게가 있다.


잉현량펀은 감자 전분으로 만들어 반투명하고 매끈하며 쫄깃한 식감의 전통 특산 간식이다. 현지인들은 잉현량펀이 ‘긁어져야’ 비로소 음식에 ‘영혼’이 담긴다고 말한다. 가게에 들어가 주문을 하면 점원이 찬물이 담긴 통에서 말캉한 량펀을 한 주먹 꺼내 온다. 그런 다음 스테인리스 채반 국자와 비슷하지만 구멍이 더 크게 뚫린 둥그런 전용 슬라이서로 량펀을 긁어내 작은 조각으로 만들어 그릇에 담아준다. 여기에 참기름, 고추기름, 다진 파 등 양념을 뿌린 뒤 다시 슬라이서를 이용해 더우푸간(豆腐干)과 삶은 계란을 긁어 추가로 넣으면 맛있는 량펀 한 그릇이 완성된다.


완성된 량펀을 들고 자리를 찾아 앉으니 옆자리에서 식사하던 현지인이 친절하게 먹는 법을 알려준다. “우리 잉현량펀은 한 번에 마시듯이 ‘후루룩’ 먹어야 해요.” 결국 그의 시범대로 숟가락으로 량펀과 고명, 양념장을 잘 섞은 뒤 국물과 함께 ‘후루룩’ 입에 털어 넣었다. 먹자마자 량펀의 부드럽고 시원한 식감과 함께 새콤하고 짭짤한 국물이 어우러져 입에 착 붙었다.


숴저우는 농업과 목축업이 교차하는 고랭지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지인들의 밥상에는 잡곡과 밀가루 음식이 자주 오른다. 량펀 외에도 현지에서는 귀리 등 내한성 작물로 만든 밀가루 음식의 인기가 높다. 그중 벌집처럼 생긴 유몐워워(莜麵窩窩)는 독특한 모양으로 중국에서도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유몐워워를 만드는 방법은 이렇다. 먼저 끓는 물을 따라 버리고 귀리를 눈꽃 모양으로 익반죽한 다음 반죽의 적당량을 떼어 반질반질한 돌판 위에 올려놓는다. 손바닥으로 얇게 밀어낸 반죽을 손가락에 감아 돌돌 말아서 찜통에 하나씩 세워 놓는다. 꽉 찬 찜통을 냄비에 넣어 10분 정도 쪄내면 마침내 뜨거운 김이 펄펄 나는 유몐워워가 완성된다. 다진 양고기로 만든 양념장이나 짭짤한 채소 소스에 찍어 먹으면 환상의 조합을 맛볼 수 있다. 


글 | 리자치(李家祺) 

사진 | V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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