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 사회·문화 >> 본문

춘풍 십 리 배꽃 향


2024-08-16      

당산현의 농원에서 가을 풍작을 맞은 수확에 한창이다. 사진/펑중(馮鐘)

 

당산(碭山)현에 봄바람이 불면 40여만 무(畝, 1무는 약 666.67㎡) 면적에 배꽃이 구름처럼 만개해 눈처럼 흰 꽃들이 전경을 덮어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이 꽃의 바다를 거닐면 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당산의 독특한 문화와 전통도 느낄 수 있다.


배꽃의 향연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당산배꽃축제가 시작되면 한푸(漢服)를 입고 배꽃이 만발한 망망대해에서 인증샷을 찍으려는 관광객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가을 수확을 위해 배나무 나뭇가지는 보통 낮게 가지치기를 해 관광객은 고개를 들지 않고도 만발한 배꽃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 개최된 제29회 배꽃축제에서 당산현은 관광객을 위해 다양한 민속·무형문화유산 공연을 준비했다. 배나무 아래서 몇몇 청년들이 쇄납을 불고 무대의상을 입은 배우가 흩날리는 꽃비 속에서 지방 특색 희곡인 ‘사평조(四平調)’를 노래한다. 화려한 옷을 입고 죽마를 탄 지역 주민들이 춤추고 노래하며 ‘죽마한선(竹馬旱船)’을 선보인다.


민속 공연과 길거리 댄스, 일렉트로닉 기타, 한푸 패션쇼 등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한 공연이 당산만의 독특한 꽃놀이 방식을 만들어냈다.


당산 배꽃축제에 선보인 죽마한선 공연 사진/왕한핑(王漢平)


삼백 년 배나무 왕

“이 나무가 바로 우리의 배나무 왕이다. 나이가 삼백 살은 더 됐다. 지금도 한 해 1500kg 이상의 열매를 생산한다.” 쉬레이샤(許雷俠) 당산현 부현장은 몇 사람이 손잡고 에워싸야 할 정도로 둘레가 큰 배나무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며칠 전 과수 농가가 수분 작업을 마쳤다. 꽃술이 까맣게 된 게 수분을 마친 배꽃이다.” 쉬레이샤가 축 늘어진 꽃가지를 조심스럽게 받치고 꽃술을 보여주었다.


가을에 이르러 추석을 전후해 수분한 배꽃이 황금색 배로 익으면 과수 농가는 제일 바쁜 시기를 맞는다.


쉬레이샤의 바쁜 일상은 춘제(春节) 이후부터 시작된다. 크게는 배꽃축제 준비 작업 부터 작게는 공원 내 유람선 수용력과 환경미화, 관광객 맞이 준비까지 크고 작은 일 모두를 세심하게 확인하고 검토한다.


“‘당산 배는 껍질이 얇아 땅에 떨어지면 찾을 수 없다’고들 말한다. 우리 당산 배는 씨가 작고 과육이 크며, 껍질이 얇고 즙이 많으며, 아삭하면서도 달기로 유명하다. 약용 가치도 높아 <본초강목>에 ‘과중감로자, 양중성제호(果中甘露子, 藥中聖醍醐)’라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그녀가 하루에도 몇 번씩 관광객에게 설명하는 내용이다.


“날마다 배를 달인 물을 마셔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목이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당산 배꽃축제에서 진행된 중국 민속 ‘양 싸움’ 경기 모습 사진/VCG


중의약에서는 배는 열을 내리고 목을 촉촉하게 하는 등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당산 배를 달인 물은 매력적인 호박색으로, 한 모금 마시면 부드럽고 달달한 배향이 감돌며 목넘김이 촉촉하고 시원하다.


“배 드세요, 아주 달아요!” 꽃나무 아래서 농부가 광주리에서 유자 만한 배를 꺼내 들고 열정적으로 호객한다. 신선 보관과 운송 기술이 발전하면서 배 저장과 수출이 매우 편리해졌다. 이제는 사시사철 전국 각지에서 신선하고 달콤한 당산 배를 구입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당산 배 외에 당산 지역은 살구, 앵두, 유도(油桃), 황도 등 다양한 과일을 재배하고 있고 과수 농장 면적이 백만 무에 달한다. 당산에서 생산된 황도 통조림은 일본, 한국, 미국, 프랑스 등 국가로 수출돼 쑤저우가 세계로 나아가는 새로운 명함이 됐다.


고목이 하늘을 찌를 듯한 샤오현 황장욕에서 춘풍 십 리의 당산 배꽃축제까지 길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고대에서 지금까지 발전을 거듭해온 이 도시의 연대기를 보는 듯하다. 천 년 전 고대 변하는 중원의 배후지와 강남의 풍요로운 땅을 연결해 기회와 발전을 가져온 황금 수로가 됐다. 1960년대 말, 화이(淮)하를 정비하기 위해 쑤저우 시민은 도심 북부에 고대 변하와 거의 평행을 이루는 새로운 변하를 팠다. 현재 새로운 변하 양쪽은 거대한 녹지대가 둘러싸고, 강을 건너는 대교에는 차량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이 모습이 고대 변하에 배와 수레가 모인 장면과 중첩되며 천 년 동안 변치 않는 이 도시의 활기찬 생명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 


글 | 차이멍야오(蔡夢瑤)

240

< >
lianghui-002.jpg

中 DVD 플레이어부터 로봇청소기까지...한국인의 귀국 필수템 변천사

“귀국할 때 무조건 로봇청소기 사서 들어가세요.

읽기 원문>>

한국 뷰티 쇼핑의 즐거운 회상

처음 한국을 방문한 것이 벌써 20년 전이다.

읽기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