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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이 사는 곳에서 신선 같은 삶을 살다


2024-02-18      

음력 10월 1일은 창족의 전통 명절인 새해다. 창족 청년이 창디(羌笛)를 불며 새해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CNSPHOTO

 

자연 경관 외에 아바(阿壩)주는 역사와 문화도 풍부하다. 이곳은 창(羌)족과 짱(藏)족의 집단 거주지로 그들의 역사와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민족적 정취를 형성했다.


미로 같은 ‘천년 고성’

주자이거우(九寨溝)자연보호구에서 약 300km 떨어진 곳에 타오핑창자이(桃坪羌寨)가 있다. 외관만 보면 마을이 아닌 보루에 더 가깝다. 중간에 우뚝 솟은 망루 주변을 돌로 쌓은 민가가 둘러싸고 있고 중간에서 밖으로 차례로 지세가 낮아진다. 마을로 들어가기도 전에 스코틀랜드의 백파이프처럼 낭랑하고 우렁찬 음악소리가 들린다. 소리를 따라 마을로 들어가면 창족 복장을 한 여성들이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손에 든 긴 붉은 천을 손님에게 건넨다. 이것은 창족 사람들의 손님맞이 의식인 ‘센창훙(獻羌紅)’이다.


쓰촨 아바 짱족 창족 자치주 리(理)현 타오핑 창자이 사진/VCG

 

기원전 111년에 건설된 타오핑 구자이(古寨)는 200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마을로 깊숙이 들어가면 벽에 ‘미로 입구’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데 “이건 무슨 오락 프로그램이지?” 하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미로’는 오락 시설이 아니라 구자이에 예전부터 있던 골목이다. 타오핑은 거대한 미로 같아 이 마을 사람들은 자유롭게 출입하지만, 외지인은 한 번 들어가면 좀처럼 나올 수가 없다. 사방으로 뻗은 좁은 골목을 돌다 보면 현기증이 난다. 골목은 좁아 두 팔을 쫙 펼 수도 없고, 안쪽으로 갈수록 더 좁아져 딱 한 사람만 통과할 수 있을 정도다.


리옌(李燕)은 타오핑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그녀는 창자이의 구조가 이렇게 된 것은 창족의 참담한 역사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구름 위의 민족’이라는 말은 낭만적으로 들리지만 사실 창족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높은 산에서 살게 됐다. 3000년 전 상(商)나라의 공격을 받은 창족은 깊은 산으로 몰리게 되었고 어쩔 수 없이 이곳에서 터전을 마련했다. 오랜 전란을 겪은 창족 사람들은 안정적인 생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안전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집을 만들려고 고민했다. 창족 사람들은 마을 중심에 30m 높이의 망루를 지어 외부의 적을 감시하고 집을 최대한 높게 지어 사람은 위에 살고 가축은 아래층에서 키웠다. 골목이 미로같이 좁고 어두운 이유는 외부인이 침입했을 때 적을 혼란시키고 빠져나갈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 슬퍼졌다. 망루에 오르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민족 전통 복장을 입고 문 앞에 서 있는 노인, 밭에서 사과를 따는 아이들, 창족 전통 직물을 짜는 여성, 호쾌하게 칭커주(青稞酒)를 마시는 건장한 남자……. 목가적인 풍경들을 보다 보면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지금처럼 평화로운 시대에 망루는 전쟁 기능이 퇴색된 지 오래고, 오래됐지만 상서로운 속세의 맛이 더 소중하다.


쓰촨 아바, 2017년 창녠 화얼나지(花兒納吉) 음악제가 리현 타오핑 창자이에서 성대하게 개막했다. 창족 여성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VCG

 

짱족의 새로운 마을

‘붉은 기와 지붕에 돌 벽, 꽃을 조각한 문과 창에 작은 정원’, 이것은 아바주 헤이수이(黑水)현 짱족의 전통 민가 건축 방식이다. 2015년 양룽·하더(羊茸·哈德)촌이 공식 개장하고 손님을 맞이했다. 이것은 신식 짱족 마을로 원촨(汶川)대지진을 겪은 양룽촌 전체가 이곳으로 이주했다. ‘양룽·하더’는 ‘신선이 거주하는 곳’이라는 뜻으로 이곳은 확실히 선경처럼 아름답다. 새로운 마을은 삼면이 물로 둘러싸여 있다. 마을 앞에는 작은 강이 흘러 사계절 경치가 다 다르다. 마침 겨울을 맞아 햇빛 아래 마을 전체가 은색으로 반짝거려 설국의 선경처럼 아름다웠다.


마을에는 작은 주택 40여 채가 늘어서 있고, ‘4종3횡(四縱三橫)’으로 난 도로가 각 가구를 분리해 질서정연하면서도 운치가 있다. 주택의 창과 문은 전부 나무로 만들었고, 짱족의 개성이 담긴 꽃 조각을 창과 문에 가득 새겼으며, 벽은 기본적으로 현지에서 재료를 공수해 돌을 쌓아 만들었다. 각 주택 앞에는 작은 마당을 만들었다. 마당에는 나무의자 두세 개를 두거나 푸른 야채를 심거나 산에서 채취한 야생화를 심어 조화를 이뤘다. 새로운 주택은 마을 주민의 생활환경을 개선했을 뿐 아니라 민박 기능도 담당해 농경과 유목 생활을 하던 현지인들이 여행업으로 부를 축적하는 화려한 변신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쓰촨성 아바 짱족 창족 자치주 헤이수이현 양룽·하더의 짱자이 사진/VCG

 

양룽·하더촌의 식당에서는 언제든지 향과 색, 맛이 모두 좋은 짱족식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올해 27세인 싼랑줘마(三郎卓瑪)는 중등 전문학교에서 요식업을 전공했고 졸업 후 고향인 양룽촌으로 돌아와 웨이터로 일하고 있다.


그는 “내 꿈은 가이드가 되는 것”이라면서 “현재 고향은 여행업이 한창 발전하고 있어 돌아오기로 결심했다. 학교에서 배운 전공을 쓸 곳이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싼랑줘마처럼 양룽촌 주민인 더라추(德拉初)도 마을에서 여행업에 종사하고 있다. 간호학을 공부한 더라추는 업종을 변경해 데스크에서 손님 안내 업무를 하고 있다. 도시의 직장인처럼 매월 고정적인 급여를 받으면서 평범하고 즐겁게 살고 있다. 싼랑줘마가 지었던 비슷한 미소를 양룽촌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마을 유치원에서 옹알거리며 말을 배우는 아이든, 도로 옆에서 햇볕을 쬐는 노인이든, 양룽촌의 여행업이 발전한 성과를 모두가 누리고 있다. “신선이 사는 곳에서 신선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싼랑줘마가 웃으며 말했다.


글 | 위안수(袁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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