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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강남문화의 정수, 화이양 요리


2021-05-31      글|김진방(연합뉴스 베이징 특파원)

화이양 요리 쑹수위


1994 영화음식남녀(飮食男女)’ 장면을 보면 은퇴한 요리사인 () 사부가 딸들을 위해 요리하는 장면이 나온다. 중국 요리에 대해서 몰라도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이때 나오는 요리가 바로 중국 창장(長江) 이남 요리인 강남(江南) 요리다. 강남 지역은 ()나라·()나라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불리는 문장가들이 많이 지역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대문장가인 ()나라 굴원(屈原) 강남 사람이다. 갑자기 강남 타령이냐고 수도 있지만, 4 요리 가장 먼저 권하고 싶은 것이 바로 중국 강남 요리 하나인 화이양(淮揚) 요리다.


화이양 요리는 어디 요리일까?

화이양 요리는 한국인 입맛에도 크게 거부감이 들지 않으면서도 요리 자체가 보여주는 화려한 모습에 보는 맛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에서는 강남 문화라 해서 강남을 한족 문화가 가장 꽃피운 지역으로 꼽는다. , 고매한 문화적 소양을 갖춘 요리가 많다는 말이다. 요리도 공을 많이 들여 조리하고, 섬세한 맛을 자랑한다.


내가 중국에서 가장 많이 먹었던 요리 역시 강남 요리였다. 강남 요리를 자주 찾는 것은 중국 음식을 좋아하는 나도 어쩔 없이 한국인의 입맛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왜냐하면 강남 요리로 분류되는 저장(浙江)성과 장쑤(江蘇) 음식은 약간 달짝지근하고, 짭조름한 것이 특징이어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기 때문이다. 특히 중에서도 4 요리에 속하는 화이양 요리는 장쑤 요리다. 장쑤 요리는 크게 상하이(上海) 화이양 지류로 나뉜다. 요즘에야 상하이의 명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화이양이라는 말을 들으면 그게 어디지 라는 생각이 있다. 대부분 항저우(杭州), 쑤저우(蘇州), 상하이는 알아도 화이양은 처음 들어볼 거다.


화이양은 지명을 가리키는 말로, 어떤 도시를 가리키는 아니라 경상도가 경주와 상주를 합친 말이듯 화이안(淮安) 양저우(揚州) 합쳐 일컫는 말이다. 어떤 사람은 같은 장쑤 요리라고 4 요리에 상하이 요리를 넣기도 하는데 정확하게 4 요리에는 화이양 요리가 들어가야 맞다. 지역은 대운하가 있는 곳이다. 요즘에야 상하이가 발전했지만, 당나라 때만 해도 대운하의 요충지인 화이양이 발달했다. 화이양은 운하와 세로로 맞닿아 있다. 북쪽에 화이안이 있고, 아래 양저우가 있다. 화이양 지역은 양저우와 화이안 외에도 전장(鎭江), 옌청(鹽城), 타이저우(泰州) 등을 포함하고 있다.


화이양을 비롯해 강남지역에서 자주 먹는 주식 중의 하나는 성젠바오이다사진/ IC


화이양 요리에 어떤 요리가 있을까?

장쑤 요리는 식자재 식감을 부드럽게 요리하는 특징이 있다. 대표 요리로는 스쯔터우(獅子頭, 고기 완자), 쑹수위(松鼠魚, 쏘가리를 튀겨 양념을 입힌 요리), 양저우볶음밥 등이 있다.


다른 요리는 익숙하지 않겠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중국집 볶음밥의 원류가 바로 양저우볶음밥이다. 양저우볶음밥은 중국 소규모 식당에도 단일 메뉴로 있을 정도로 한국으로 치면 김치볶음밥 이상의 국민 음식으로 생각하면 된다. 양저우볶음밥의 주재료는 , 소시지, 달걀, 새우살이다. 아니 근데, 옛날에 무슨 소시지가 있나라고 있는데 유럽식 소시지라기보다는 중국식 햄인 훠투이(火腿) , 돼지고기 생햄이라고 하는 맞다. 아무튼 훠투이가 듬뿍 들어간 것이 양저우볶음밥과 다른 지역 볶음밥의 가장 차이다.


다음으로는 화이양을 비롯해 강남지역에서 먹는 주식인 성젠바오(生煎包) 대해서 알아보자. 만두의 천국인 중국에 와서 사람들이 가끔 실망하는 경우가 있다. 중국인들은 만두의 육즙을 중시하기 때문에 가끔 누린내가 나는 때도 있고, 제대로 재료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조악한 맛이 나는 곳도 많다. 한국 만두는 소금과 후추 등으로 잡내를 잡는 반해 중국 만두들은 굳이 그러지 않는 경우도 많다. 고기 향을 즐기는 느낌이랄까. 중국 만두는 한국과 달리 교자에도 두꺼운 피를 쓰고, 포자에는 속을 과하게 많이 넣어 한국인 입맛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성젠바오는 그런 우려를 있어 실패 가능성이 가장 적은 만두다. 성젠바오는 생만두를 한쪽 면만 구운 군만두인데 안에 들어 있는 소는 돼지고기 베이스다. 성젠바오는 생반죽을 찌지 않고 그대로 기름에 올려 굽는다. 한쪽 면만 구워서 위쪽은 보들보들하고, 아래는 바삭바삭한 군만두 같다. 육즙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어 마치 피가 두꺼운 샤오룽바오(小籠包) 구운 같은 맛이다.


스쯔터우도 장쑤가 원류인 요리다. 스쯔터우는 사자머리라는 뜻이다.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은 커다란 완자의 모양이 사자 머리와 같아서다. 민물 털게내장과 두부를 함께 끓여 내는 게내장 두부(蟹黃豆腐) 강남 지역을 대표하는 요리다. 민물 털게의 내장은 색이 노란 것이 특징인데 바다에서 나는 꽃게보다 내장의 기름기가 많아 구수한 맛이 난다. 구수한 게내장에 부드러운 두부를 끓여 내는 게내장 두부는 몸이 아플 때나 몸이 허할 먹어도 좋다. 중국에는 민물게내장을 활용한 요리가 다양하다. 특히 샤오룽바오에 게내장 속을 넣은 만두는 정말 맛이 좋다. 게내장 두부의 맛은 게내장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 게내장 양이 많으면 구수한 맛이 나지만, 양이 적으면 두부와 전분 맛에 밀려 겉돌면서 약간 비린내가 난다. 한번쯤 구수한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조금 수준 있는 식당에서 시키는 것이 실패할 확률이 낮다. 화이양 요리 조금 특이한 요리가 있다. 바로 드렁허리를 간장 소스에 조린 요리다. 보기에는 징그러운데 가느다란 장어를 조렸다고 생각하면 된다. 약간 뱀같이 생겨서 무섭지만, 가시가 아주 연해서 그냥 면발 먹듯이 후루룩 먹을 있다.


제대로 화이양 요리를 베이징에서 맛보고 싶다면 화이양푸(淮揚府) 진산청후판런자(金山城湖畔人家), 군데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다만, 가격이 조금 부담된다는 점은 감수하도록 하자.



글|김진방(연합뉴스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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