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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 매력과 생기가 넘치는 ‘해상화원’


2020-11-02      글|장진원(張勁文)

2017년 8월 31일, 구랑위에서 바라본 샤먼 풍경 사진/ XINHUA

중국 대륙 남동부, 타이완 해협 서안에 아름다운 도시, 샤먼(廈門)이 있다. 이 도시는 도시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요소가 있지만 그것들을 가볍게 융합해 전혀 위화감이 없다. 본토 대륙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된 이 도시는 평생 바다의 피안을 끌어안기 위해 노력했다. 이곳은 민난(閩南, 푸젠(福建)성 남부지역) 정취가 물씬 풍기지만 서양의 붐위기도 뿜어낸다. 이곳은 편안하고 쾌적한 휴양 도시지만 생기가 넘친다. 샤먼은 만화경처럼 시시각각 자신의 아름다움을 내뿜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매혹시킨다.
 
2016년 10월 29일, 샤먼 환다오루(环岛路) 옆에 쩡춰안(曾厝垵)이 있다.  사진/IC

해적 방어기지에서 국제적 도시로
샤먼을 살펴보는 것은 긴 두루마리를 감상하는 것 같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 긴 두루마리가 서서히 펼쳐지면서 시기별 달라진 도시의 모습이 종이 위에 생생하게 드러나 긴 여운을 남긴다.
 
샤먼의 도시 건설 역사는 베이징(北京)과 시안(西安)같은 옛 도시에 비해 짧다. 1000년 전, 샤먼은 단지 미개발된 곳이었지만 주변에 있는 취안저우(泉州)와 장저우(漳州)는 일찌감치 중국의 중요한 상업 무역 도시가 됐다. 명나라 때에 이르러 샤먼은 첫번째 성장기를 맞았다. 당시 중국의 연해지역은 해적의 습격을 자주 받았다. 명나라 조정은 안보를 위해 1387년 샤먼에 성벽을 건설하고 초소를 설치하면서 비로소 샤먼이란 이름이 생겼다. 샤먼은 ‘화하(華夏)의 문호’라는 뜻이다.
 
지위가 조금 올라간 샤먼은 민난 사람들의 이주 목적지가 됐다. 그들은 샤먼에 독특한 민난 건축물을 지었다. 민난 건축의 특징은 붉은 벽돌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건물 외벽을 올릴 때 벽돌로 제비 꼬리 문양을 내 ‘연자전(燕子磚)’이라고 한다.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건물 여러 채가 합원(合院)을 이룬 것을 현지인은 ‘춰(厝)’라고 부른다. 현재 샤먼의 거리를 걷다 보면 붉은 벽돌로 된 건물을 볼 수 있다. 붉은 벽돌 건물로 둘러싸인 골목에 민난 전통 음식을 파는 작은 점포들이 있고 길 옆에서 둘러 앉아 마작을 즐기는 노인들의 한가한 모습이 미소를 자아낸다.
 
붉은 벽돌 외에 민난 주택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용마루의 우아한 곡선과 연미마루(燕尾脊)다. 명문대가의 사당, 부귀한 집안의 대조(大厝), 마조(媽祖)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사당 지붕에 인물∙산수 ∙용∙봉황 등의 조각물을 장식해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런 요소는 긴 두루마리에 진하게 착색돼 샤먼의 바탕을 이룬다.
 
2016년 10월 29일, 쩡춰안은 번화한 모습 뒤에 옛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사진/IC

전통과 서양문물이 만든 근대화의 길
구랑위(鼓浪嶼)는 샤먼이라는 긴 두루마리에서 ‘압권’이다. 1.8㎢의 불과한 작은 면적에 건물 1000여 채가 밀집해 ‘만국 건축 박물관’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다.
 
1860년대 아편전쟁 시기, 샤먼은 중국 개방의 통상항이 된다. 처음 온 서양의 식민 통치자는 루(鹭)강 맞은편에 있는 작은 섬 구랑위를 눈여겨봤다. 자연환경이 탁월하고 원주민이 적은 구랑위는 샤먼과 가까운 듯 먼 듯한 관계라 눈에 든 것이다. 그들은 해안의 높은 곳을 선택했다. 풍경이 제일 좋고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영사관과 외국인 상점을 건설했다. 유럽 스타일인 하얀 벽과 붉은 지붕으로 만든 건물이 단연 눈에 띈다.
 
관리와 상인 외에 전도사들도 샤먼에 대거 들어오면서 구랑위는 전도 기지가 됐다. 여러 교파의 전도사들이 각자의 교회를 세웠다. 셰허(協和)교회처럼 흰 벽, 흰 기둥, 흰 지붕의 고대 그리스 신전 같은 교회, 전형적인 고딕 양식의 성당, 영국 스타일의 복음당 등이 건설됐다.
 
같은 기간, 해외 중국인과 샤먼 현지인들도 섬에 별장을 지었다. 이들이 지은 건물은 전통 유럽 스타일과 달리 서양과 민난, 난양(南洋)의 특징을 결합해 작은 구랑위를 ‘만국 건축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샤먼을 방문하면 제일 먼저 구랑위에서 가장 높은 곳인 르광옌(日光岩)에 가봐야 한다. 르광옌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울창한 녹음이 붉은 기와와 흰색 벽에 드리워 운치를 자아낸다. 황금빛 해변과 붉은색 지붕, 녹색 용수(榕樹)나무가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에 비추고 아름다운 수채화가 눈앞에 펼쳐져 마음이 확 트이고 기분도 좋아진다.
 
구랑위는 보존된 건물로 유명한 것만은 아니다. 이 작은 섬은 ‘피아노의 섬’, ‘음악의 섬’이라는 이름도 있다. 요즘도 어둠이 내려앉고 바닷바람이 불며 등이 켜지면 섬 상공에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퍼져 주민과 관광객들을 빠져들게 한다. 20세기 들어 나라를 사랑하는 중국인과 화교가 심혈을 들여 샤먼의 다른 지역을 개발했다. 지금의 샤허(廈禾)로와 중산(中山)로 등은 오늘 날 샤먼에서 근대 풍모가 가장 돋보이는 거리가 됐다. 당시 중국인 실업가들은 이곳에 상점과 건물을 지어 근대화의 활력을 주입했다.
 
1912년 싱가포르 화교 천자겅(陳嘉庚)이 샤먼의 지메이(集美)에 유치원, 초등학교, 여자학교, 사범학교와 각종 전문학교를 창립했고 이들 학교가 오늘날의 지메이쉐촌(集美學村)을 형성했다. 서양식 흰 벽돌의 기루(騎樓)에 중국식 녹색 유리기와 지붕이 더해졌다. ‘서양 옷을 입고 삿갓을 쓴’ 스타일이다.
 
지메이학교 뒤에 설립된 샤먼대학교는 캠퍼스가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무리를 지어 분포된 건물, 웅장한 기세의 지붕, 뻥 뚫린 복도와 곧게 뻗은 기둥 사이를 걸으면 100년 전 이곳을 설립한 설립자의 웅대한 기백을 느낄 수 있다. 한 여름에 샤먼을 방문하면 샤먼대학교는 무릉도원 같은 풍경이 된다. 붉은 봉황꽃, 진녹색 종려나무가 주위의 고전적이고 웅장한 건축물들과 어우러져 1000년 전 아테네 아카데미로 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항공에서 촬영한 샤먼시 국제컨벤션센터 사진/쉬쉰(徐訊)

샤먼, 새로운 출발점에 서다
신 중국 건립 후 샤먼은 새롭게 탄생했다. 1954년 건설된 잉샤철도(鷹廈, 잉탄(鷹潭)-샤먼)가 섬과 육지 간의 교통이 페리뿐이었던 상황을 마감시켰다. 이는 당시 중국에서 가장 방대하고 복잡한 공사 중 하나였고, 중국 철도 대동맥이 남동 연해로 뻗은 ‘말초신경’이었다. 이후 토석으로 쌓은 제방이 점차 대교로 대체됐다. 다양한 형태의 대교가 샤먼 교통의 대동맥을 이뤘을 뿐 아니라 아름다운 ‘샤먼 교량 백경도(百景圖)’를 보여주었다.
 
1980년 중국 본토와 타이완의 관계가 완화되면서 샤먼은 경제특구로 지정돼 대외 개방 범위가 한층 확대됐다. 세계도 샤먼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1980년대부터 샤먼은 컨벤션 산업 발전에 박차를 가해 지금은 국내외에서 컨벤션 도시로 유명해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17년 9월 4일 샤먼 국제회의센터에서 개최된 제9차 브릭스 정상회의다. 이 밖에 중국 국제투자무역상담회, 국제투자포럼, 해협포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해양부장관 회의, 샤먼 국제컨벤션주간 등 국제회의와 전시가 이 도시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2019년에만 전 세계 150여 개 국가와 지역의 해외 비즈니스맨 11만200명이 샤먼을 방문했다. 전 세계로 향하고 전 세계에서 모인 국제적인 제품 전시와 다자 협력 플랫폼이 이 아름다운 도시의 새로운 명함이 되고 있다.
계속된 개방도 샤먼이 새로운 성과를 거두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특히 2013년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가 제시된 이후 ‘실크로드 경제 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연결 허브인 샤먼은 이로 인한 성과를 많이 거뒀다.
 
2018년 이후 ‘실크로드 해운’으로 이름 붙은 항로 협력 플랫폼이 샤먼에서 운영되기 시작했다. 현재 샤먼항의 ‘실크로드 해운’ 항로는 51개에 달하고 ‘실크로드 해운’ 연맹을 형성해 전 세계 170여 개의 항구, 물류, 무역 등 유명 기업을 연맹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2019년 샤먼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1112만2200TEU에 달해 전 세계 14대 항구가 됐다.
 
육로 운수 분야에서 샤먼은 푸젠성에서 유일한 중국-유럽 화물열차(中欧班列) 출발지다. 현재 샤먼은 중국-유럽, 중국-중앙아시아, 중국-러시아 화물열차 노선이 개통돼 유럽과 중앙아시아 지역 12개 국가의 30여 도시와 연결됐다. 샤먼은 또한 ‘실크로드 비상(絲路飛翔)’이라는 새로운 통로를 개통해 ‘일대일로’ 육해공 입체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수준 높은 대외 개방에서 새로운 경제 고지를 마련했다.
 
갖가지 꽃이 만발한 이 땅은 거센 비바람을 겪었다. 이제 사람들이 동경하는 ‘국제 화원의 도시’가 된 샤먼에게 이 말은 의미가 깊다. 2020년 9월 8일 샤먼에서 개최된 2020 샤먼 국제투자무역상담회 국제투자포럼 대회에서 후창성(胡昌升) 푸젠성 중국공산당 위원회 상무위원, 샤먼시 중국공산당 위원회 서기는 “샤먼경제특구는 중국 개혁 개방의 중요한 창구로서 40주년이라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서 국내 대순환을 주체로, 국내외 양방향 순환을 상호 촉진하는 새로운 발전 구도에 융합해 개방형 경제라는 새로운 체제 건설의 선두에 서서 개방 협력 발전의 새로운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샤먼이라는 긴 두루마리는 계속 펼쳐질 것이고 자신의 모습을 계속 드러낼 것이다.  
 
 

글|장진원(張勁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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