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 사회·문화 >> 본문

갑골문, 전 세계를 매료시키다


2020-01-06      

전 세계 갑골문 소장 분포도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쑹전하오, 쑨야빙 통계 참고) 그림/ 리이치(李藝琦) 

다양한 국적과 문화 배경을 지닌 연구자들이 세계 각국의 기관이 소장 및 전시하고 있는 갑골문 소장품에 매료돼 다양한 측면에서 갑골문을 연구하고 있다.
 
2016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도서관은 개관 600주년 기념 전시회에서 소장하고 있던 중국 갑골문 17편을 전시했다. 그 중 하나는 가까이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만져볼 수도 있어 관람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것은 영국의 고고학자인 도미닉 폴리스랜드(Dominic Powlesland)가 케임브리지대학 의과대학원의 3D 프린팅 기술로 만들어낸 세계 최초의 3D 프린팅 버전 갑골문이다. 최근 케임브리지대학은 소장하고 있던 갑골문 600여 편을 디지털화했다. 케임브리지대학 전자도서관에서 열람하면 컴퓨터 모니터로 갑골문의 미세한 부분까지 볼 수 있다.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쑹전하오(宋鎮豪)와 쑨야빙(孫亞冰)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해외 14개 국가들이 은허(殷墟)갑골을 2만1000편 이상 소장하고 있다. 일본이 총 7999편으로 제일 많다. 그 다음이 캐나다 7407편, 영국 3141편, 미국이 1860편을 소장하고 있다.갑골문을 소장한 해외 박물관, 도서관, 기타 기관들은 문화와 기술 등 이유로 갑골문 연구 수준이 중국과 차이가 크고 전시 방식과 기술 면에서도 앞서는 면이 있다.
 
2015년부터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도서관은 중국 저장(浙江)대학교 도서관과 협력해 소장한 갑골문 126편을 디지털화했다. RTI 촬영 기술을 이용해 2D 사진에서 갑골문의 입체적인 결이 나타나도록 했다. 컬럼비아대학교 전자도서관에선 갑골문 3D 영상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디지털 영상 조작으로 다른 각도의 세부 부분을 볼 수도 있다.
 
2D 고해상 갑골문사진 외에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전자도서관에서는 갑골문 3D 입체 영상도 전시했다. 도서관 측은 갑골문 하나를 총 130만개 각도에서 촬영하고 빈틈없이 하나로 연결해 입체적인 모형을 만들어냈다. 인터넷을 통해 갑골문의 정면 문자는 물론 갑골이 타면서 갈라진 흔적도 볼 수 있다. 이런 고해상 3D 영상은 실제 갑골문보다 더 또렷하게 보이고 갑골문 원본을 손상시키지도 않는다. 찰스 에일머(Charles Aylmer) 케임브리지대학 도서관 중국부 주임은 앞으로 인공지능(AI)기술을 갑골문 파편 조합과 복원 작업에 이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발원한 갑골문이 해외로 퍼질 때까지 복잡하고 긴 과정이 있었다. 120년 전 중국인이 처음으로 갑골문을 발견하면서 당시 중국 문화에 민감한 후각을 가졌던 재중 외국인도 갑골문의 중요한 의미를 알아챘다. 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갑골문을 수집했고 대부분이 해외로 유출됐다. 최초로 갑골문 수집에 흥미를 가졌던 외국인은 극소수의 외교관 외에 대부분은 서양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서양 선교사였다.
 
중국에서 갑골문을 적극적으로 수집한 선교사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영국 선교사 사무엘 쿨링(Samuel Couling)과 미국 선교사 프랭크 칼판트(Frank Chalfant)였다. 두 사람은 1903년부터 중국에서 갑골문을 수집했고 그 중에 대부분이 1911년 대영박물관에 소장돼 ‘쿨링-칼판트 컬렉션(Couling-Chalfant collection)’이라고 불린다. 대영박물관 외에 두 사람이 수집한 갑골은 대영도서관, 스코틀랜드 국립박물관, 미국 카네기 미술관, 미국 필드자연사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당시 베이징(北京)과 톈진(天津)에서 일했던 영국 외교관이자 한학자이던 라이오넬 찰스 홉킨스(Lionel Charles Hopkins)도 갑골문에 흥미를 느끼고 칼판트에게 900편이 넘는 갑골문을 구입해 그것들을 영국으로 가져가 연구했다. 1952년 홉킨스가 세상을 떠나자 가족들은 그가 소장하고 있던 갑골문을 케임브리지대학 도서관에 기증해 ‘홉킨스 컬렉션(Hopkins collection)’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다른 한 명은 토론토대학에서 토목공학 학사 학위를 받은 캐나다 선교사 제임스 멜론 멘지스(James Mellon Menzies)로 1910년 허난(河南)성 안양(安陽)시에 와서 20년 정도 살았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수만 편의 갑골문을 수집했다. 이 귀중한 소장품은 전쟁기간 동안 역경을 겪었고 일부는 중국에 남고 일부는 캐나다로 옮겨졌다. 1960년 멘지스 가족은 캐나다로 옮겨진 갑골문을 캐나다 로열온타리오 박물관에 기증해 박물관의 중국 소장품 중 제일 중요한 부분이 됐다. 이들 소장품은 ‘멘지스 컬렉션(Menzies collection)’이라고 불린다.
 
어떤 의미에서 중국을 방문한 선교사들이 동서양 문화의 소통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갑골문 발견 120년 뒤 세계 각국의 다양한 기관에 소장 및 전시된 갑골문이 서양의 한학 연구를 촉진했고 다양한 국적과 문화 배경을 지닌 연구자들이 다양한 측면에서 갑골문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예를 들어 로열온타리오 박물관은 2009년 ‘제임스 멘지스 차이니스 리서치 펠로우십(James Menzies Chinese Research Fellowship)’ 장학금을 설립하고 캐나다나 중국 박사생을 모집해 박물관에 있는 중국 관련 소장품을 연구하도록 했다.
 
1982년 치원신(齊文心) 중국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연구원은 영국을 방문해 영국 각 기관에 소장된 갑골문의 탁본을 떴다. 그녀는 갑골문에서 문자가 없는 부분을 탁자에 고정하고 중국 먹과 얇은 종이를 덮고 사람 머리칼로 만든 가는 솔로 살살 문질러 갑골문을 종이에 남겼다. 그녀의 놀라운 기술에 영국 학자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고 지금도 케임브리지대학 전자도서관에서 치원신이 작업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글|먀오첸(苗千), 삼련생활주간(三聯生活周刊) 주필
 
 
 

240

< >
广告 大.png

중한 청년 교류, 우호의 미래를 열다

가을의 베이징(北京)은 하늘이 푸르고 공기가 맑아 일 년 중 가장 좋은 계절이다.

읽기 원문>>

중한 전통우의와 미래협력을 논하다

올해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을 맞이하여 중국인들에게 더욱 뜻 깊은 해이다.

읽기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