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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힘으로 청산녹수를 지킨다


2019-09-18      

왕예뎬진의 다목적 삼림체험기지 조감도 사진/쉬쉰(徐訊)

베이징(北京)에서 북동쪽으로 310km 가면 굽이굽이 이어진 산과 울창한 숲이 나타난다. 이곳은 반 습윤·반 건조 산림초원지대의 과도지역이고 화북 식물군이 북동 식물군으로 넘어가는 과도지대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하늘까지 쭉 뻗은 잣나무와 낙엽송이 있고, 생기 넘치는 사시나무, 자작나무, 신갈나무, 고로쇠나무 등이 다채로운 자태를 뽐낸다. 노루, 여우, 오소리, 토끼가 출몰하고 매, 참새, 제비가 지저귀며, 목이버섯, 버섯, 국화가 분포돼 있다. 이 ‘녹색 바다’는 중국 최대 모래땅 중 하나인 커얼친사막(科爾沁沙地)이 화북지역으로 향하는 것을 막는 중요한 생태 장벽이다. 이곳이 바로 네이멍구(內蒙古) 츠펑(赤峰)시 카라친치(喀喇沁旗) 남서쪽에 위치한 왕예뎬(旺業甸)실험임업장이다.

1956년 조성이 시작된 왕예뎬실험임업장은 광활한 민둥산에서 숲의 바다가 되기까지, 다시 다기능 임업시범장으로 발전하기까지, 63년 동안 대를 이은 임업인들이 ‘녹색 이어달리기’를 진행한 곳이다.

 왕예뎬임업장 다기능 임업 시범 프로젝트 관리 판공실 주임 마청궁(왼쪽 첫번째)이 산림보호원에게 자연재생림 경영의 선진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쉬쉰

민둥산에서 산림으로
신중국 성립 초기 ‘7산 1수 2분전(七山一水二分田)’이었던 카라친치는 산지와 구릉이 전체 면적의 50% 이상을 차지했고 산림 커버율이 3.3%에 불과했다. 산림 훼손과 수토 유실이 심각해 자연재해가 빈발했다. 자갈뿐인 민둥산 인데다, 식물 생장 적합 일수가 1년에 겨우 100일 밖에 안 되는 상황이어서 나무를 심고 살려 녹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을지 짐작할 수 있다.

방 5칸에 인원은 6명, 곡괭이 6자루와 10만무(亩)의 황무지 산……. 올해 90세인 ‘임업 1세대’ 싱위린(邢玉林)은 임업장 설립 초기의 상황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때는 아무 것도 없었다. 왕예뎬생산부대에서 임시로 방 5칸을 빌려 사무실로 사용했다. 곡괭이도 농가에서 빌려왔을 정도였다.” 아무 것도 없는 현실에서도 ‘임업 1세대’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그때는 산이 돌뿐인 황무지여서 산사태와 홍수가 자주 일어났다”고 회고했다.

1952년 임업장의 전신인 산림경영소에 1대 소장인 천스샹(谌世祥)이 부임했다.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도 그는 동지들을 이끌고 산간지역에 있는 공사(公社) 사원의 가정을 방문해 홍보하고 주민팀을 조직해 산골에 육묘지 15곳을 만들었다. 다음 해 묘목 1000여 만 그루를 재배해 대규모 조림의 길을 열었다.

1964년 초봄, 왕예뎬 산간지역에 추위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차가운 비가 내렸다. 당시 30여 세였던 임업장 대표 류펑샹(劉鳳翔)은 임업부대원 100여 명을 이끌고 다뎬(大店) 류탸오거우(柳條溝) 산비탈에 잣나무와 낙엽송을 심었다. 싱위린은 “당시 임업장 대표는 직원들과 동고동락했고 한 번 산에 올라가면 한 달 넘게 머물렀다”고 말했다. 봄 내내 나무를 심었다. 6000여 무 면적에 잣나무와 낙엽송을 심었고 그해 활착율은 85%에 달했다.

1966년 봄 조림을 시작으로 식사 담당 조리사만 남기고 30여 명의 임업장 직원들이 함께 산으로 올랐다. 당시 임업장 부대표 판산즈(范善志)와 부대원들은 비상식량을 들고 밤낮으로 험준한 산길을 올라갔다. 자오딩쯔(轎頂子)산에서 7일 동안 산기슭에서부터 정상까지 600여 무에 달하는 면적에 소나무를 심었다.

이렇게 1957년부터 1978년까지 임업장은 매년 1만무를 조림했다. 그 결과 총 18만5000여 무의 산림을 조성해 산림 커버율이 80% 이상에 달했다. 1981년이 되자 임업장 관할의 민둥산이 전부 푸른 옷을 입게 됐다.

왕예뎬임업장 메이린육묘장은 APFNet의 임목 우량종 확대 시범지구다. 현재 낙엽송 묘목 200만 그루가 자라고 있다. 사진/ 쉬쉰

힘을 모아 생태를 보호하다
‘30%는 심는 것에, 70%는 기르는 데 달려있다’라는 말이 있다. 왕예뎬임업장 발전사에서 현대 과학 지식을 가진 젊은이들을 빼놓을 수 없다. 1960-70년대 대학 졸업생 20여 명이 왕예뎬실험임업장에 왔다. 그들은 끝없이 펼쳐진 나무 바다와 열악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북방의 임업 건설을 위해 지식과 재능을 헌신했다.

과학기술 인력들은 임업장의 수요에 따라 우량종 재배, 저효율 산림 개조, 혼합림 조성, 홍송(紅松) 이식 재배 등 16개 임업 과학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홍송 이식 재배기술과 낙엽송 무성생식 종자원 구축기술 등 6개 과학연구 성과가 평가에 통과돼 국가임업부, 네이멍구자치구 인민정부, 츠펑시 인민정부 과학기술 진보상 등을 각각 수상했다.

1972년 임업 기술자 쑨주빈(孫祝賓), 류융즈(劉永智) 등은 우량종을 개발하기 위해 침엽수 무성번식 우량종자 접목 방식으로 수천 번의 시도 끝에 접지 가능한 우수나무 370여 그루를 골라 낸 후 나이린거우(奈林溝)에 687무 규모의 낙엽송 종자원을 만들었다.
1977년 겨울, 임업장에 이례적인 눈서리가 내려 종자원에서 생장하고 있던 어미나무가 결빙되고 큰 나무의 가지가 부러졌으며 작은 나무가 꺾이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임업장 대표였던 류펑샹은 아픈 와중에도 100여 명의 직원을 이끌고 눈보라를 헤치며 종자원으로 달려와 3만여 어미나무의 눈서리를 제거했다. 이 노력으로 어미나무가 겨우 살아났다.

우수한 재질로 유명한 홍송은 생존 환경과 기후 조건이 까다로운 종으로 주로 동북의 샤오싱안링(小興安嶺)과 백두산 임업지대에서 생장한다. 임업장 과학기술인력은 1966년부터 이식 시험을 시작했다. 10여 년의 시험을 통해 부지 선정, 발아 촉진, 모종 재배, 조림, 재배의 난관을 뚫고 마침내 왕예뎬임업장에 홍송이 뿌리내렸다.

이 밖에 수십 년을 하루처럼 해발 1700여 m 산 정상에 있는 산불 감시탑을 지키는 감시원, 1년 내내 숲을 순찰하는 산림보호원 등 임업장 건설을 위해 땀과 노력을 아끼지 않은 산간지역 주민들도 있다. 이들이 대를 이어 보여준 분투와 공헌이 왕예뎬임업장에 왕성한 생명력을 불어넣어주었다.

임업장의 풍부한 비목질림 제품을 이용해 산림 밖의 녹색경제를 대대적으로 발전시켜 현지 농민의 생활 수준을 효과적으로 향상시켰다. 사진/ 쉬쉰

인공림에서 자연림에 가깝게
오랫 동안 농경식 인공림 경영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왕예뎬임업장은 전국의 여러 국유임업장과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품질이 떨어지고 벌목할 수 있는 자원이 적으며 산림 기능이 약하다는 등의 전형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산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어떻게 이룰까가 왕예뎬실험임업장이 직면한 새로운 과제였다.

자동차로 40분이면 임업장 서북쪽에 있는 양차오거우(羊草溝) 임목우량종기지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장자송(樟子松), 낙엽송, 홍송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장자송 종자원에 들어가면 나무에 숫자가 표시돼 있고 접목 흔적을 볼 수 있다. 마청궁(馬成功) 임업장 다기능 임업 시범사업 관리 판공실 주임은 “아랫쪽은 ‘접본’이라고 하는데, 이 지역의 일반적인 장자송이다. 위는 ‘접지’라고 한다. 우량종 종자는 후룬베이얼(呼倫貝爾)시 훙화얼지(紅花爾基)에서 가져온다. 무성번식 우량종자 접목 방식을 통해 기존 어미나무의 우수한 유전자가 보존된 상태에서 생산된 종자를 육묘 조림에 사용하면 일반종자 조림의 축적량보다 30% 이상 높다”고 말했다.

26무 규모의 메이린(美林)육묘장에는 2년 동안 정성을 다해 기른 낙엽송 유묘(幼苗) 200만 그루가 자라고 있다. 일꾼들이 유묘의 ‘순자르기’를 하고 있었다. 이곳의 유묘 종자는 양차오거우 임목우량종기지에서 가져왔다. 육묘장 책임자인 마더청(馬德成)은 “봄, 가을 조림 계절이 되면 육묘장은 외부에 묘목을 제공한다. 올해 봄 이곳의 묘목은 허베이(河北)성 장자커우(張家口) 녹화사업에 모두 사용됐다”고 말했다. 왕예뎬임업장의 유명한 육묘장인 메이린육묘장은 국가 임업 묘목 재배 사업을 여러 건 담당하기도 했고, 지금도 옌산(燕山) 구릉지역의 천연 재생림 개조사업에 묘목을 제공하고 있다.

2011년 우수한 지리적 위치와 규범화된 경영 관리, 풍부한 산림 유형 등의 이유로 왕예뎬임업장은 APFNet(아시아·태평양 산림복원 및 지속가능 관리기구)의 중국내 첫 번째 다기능 임업 시범기지 건설 시험지역 시범프로젝트로 선정됐다. 임업장은 ‘인공림을 자연림에 가깝게, 천연림의 가치를 높게’라는 경영 목표에 따라 경영됐다. “현재 임업장 산림 커버율은 92.1%에 달해 무의림지(無宜林地) 조림이 가능한 정도에 도달했다. 양적으로 성공한 이후 질적인 면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APFNet 협력 프로젝트에서 도입한 ‘자연림에 가깝게 경영하는 것’이 바로 혁신과 탐색이었다.” 마청궁의 말이다.

어떻게 산림을 지속가능하게 경영할 것인가? 마청궁은 단순한 벌목을 예로 들었다. 전통적인 산림 경영은 목재 이용 위주로, 목재가 많고 좋은 것이 경영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이런 모델에서 경영자는 산림을 ‘이발식’으로 개별 처리한다. 그러나 계속 그렇게 하면 벌목지의 생태환경이 심각하게 파괴될 것이었다.

반면 현대의 ‘지속가능한 산림 경영’은 산림의 다양한 기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선택 벌목 방식으로 목표 나무를 선정하고 재배해 목재 한 그루의 가치를 크게 높인다. 선택 벌목 후 형성된 땅에 진귀한 활엽수를 심어 침엽수와 활엽수를 혼합시킨다. 그 후 자연림에 가까운 산림을 만들어 산림경제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산림의 생태 가치도 보장하고 있다.
산림의 다기능 경영은 한번에 되는 게 아니다. 8년에 가까운 노력 끝에 왕예뎬의 수천 무의 인공림과 자연재생림 다기능 경영 시범팀이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프로젝트 시행으로 도입된 다기능 임업과 선진 경영철학, 목표수(目標樹) 선택, 간여수 벌목, 고표준 벌채 후 나무를 심지 않은 땅의 조림, 공근용기(控根容器) 육묘 조림 등 각종 신기술은 임업장 직원의 시야를 넓혀주었고 관리 능력과 기술 수준도 크게 향상시켰다.

다기능 임업 시범기지 건설 시험지역 시범 프로젝트는 왕예뎬임업장에 참신한 경영 철학, 기술, 관리 모델을 가져다주었다. 또한 임업장 관리 수준과 지속가능한 발전 능력을 높였다. 다기능 임업은 왕예뎬임업지구의 왕성한 생명력을 보여주었고, 중국 북방지역 더 나아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기능 임업 경영이 참고할 만한 본보기가 됐다.

 APFNet 첫 번째 국내 프로젝트로, 왕예뎬실험임업장 임지 35만무, 주변 주민 개인임지 26만무, 농업용지 21만무가 뒤섞여 있다. 사진/ 천젠(陳建)

청산녹수에서 금산 은산까지
임업장이 있는 산 안팎에는 18개 행정촌이 있고 임업장 산지는 마을 주민들의 논밭이 섞여 있다. 주민 3만5000명이 임업장 주위에서 생활하고 있다. 임업장은 청산녹수를 지키고 주민의 빈곤 탈출을 위해 다기능 임업경제를 발전시켰다. 현지 주민의 소득 채널을 확대하기 위해 임업장은 비목질림 제품을 주민에게 무상 제공했고 다양한 균류, 식용 식물, 약용 식물, 임목 종자 등 임업 부산물을 채취할 수 있게 했다.

54세의 다뎬촌 주민 사오다보(邵大伯)는 “임업장 환경이 좋아지자 우리에게 주어지는 선물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봄에는 고사리, 두릅, 애기쐐기풀 등 산나물이 있고 여름에는 버섯, 야생 약재, 가을에는 개암과 잣이 있다. 겨울에는 싸리바자를 만들고 벌목 잔여물을 이용해 식용균 배양기질을 가공한다. 통계에 따르면 이렇게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로 매년 산림 주변 주민은 1인당 평균 2000여 위안(약 34만원)의 소득이 증대됐다.

메이린진 둥쥐쯔(東局子)촌의 주민 장융화(張永華)는 식용균 재배합작사를 경영하고 있다. 그의 재배 하우스에 들어가니 마침 노루궁뎅이버섯과 맛버섯 수확이 한창이었다. 올해 버섯 시세가 어떠냐는 질문에 장융화는 “가격이 좋다. 생 맛버섯 출고가가 작년보다 1근에 1위안 이상 올랐다. 왕예뎬의 우수한 산림 기후 환경은 균류 생장에 매우 적합하다. 우리는 일본과 유럽으로 많이 수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산림의 다기능 중시, 경영 철학과 방법 개선, 지역사회와의 조화 발전, 부를 주민과 나눈다는 철학이 왕예뎬임업지구에 생태 보너스를 더 많이 가져다주고 있다. 현재 임업장 핵심지역에 위치한 다기능 산림 체험기지를 걸으면 곳곳에서 아태지역 경제체의 다양한 스타일의 나무집을 볼 수 있다. 트레킹, 산악자전거, 야영 등 다양한 활동이 준비돼 해마다 많은 여행객이 찾아온다.
왕예뎬임업장의 현 대표인 장후이(趙輝)는 “산림자원 육성과 보호를 기초로 APFNet 프로젝트를 충분히 이용해 산림의 우수한 자원, 서비스 기능, 체험 시설을 갖춘 다기능 산림 체업기지를 건설했다. 국유임업장 생태 건설의 주력군 역할을 해서 사회에 더 많고 더 좋은 생태 제품을 제공해 대중이 더 많은 생태 복지를 누릴 수 있게 했다”고 강조했다.


글| 저우천량(周晨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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