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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사용자를 위한 정보접근성 개발


2019-08-15      

업무 중인 차이융빈이 휴대전화 독서 스크린의 음성을 자세히 듣고 있다. 일반적인 S/W 엔지니어와는 달리 시각장애인인 차이융빈은 시각장애인들의 니즈를 더 잘 안다. 사진/ 린훙셴(林宏賢)

올해 31세의 차이융빈(蔡勇斌) 씨는 ‘옵티컬 리더 OCR’ 기술만 생각하면 어깨가 으쓱해진다. 시각장애인이면서 정보접근성(Information Accessibility) 기술 개발자인 그가 소속연구팀과 함께 개발한 이 기술은 중국 최대 IT기업 중 하나인 알리바바를 통해 작년 모바일 타오바오(淘寶)에서 공식 앱으로 출시됐다.

‘옵티컬 리더 OCR’ 기술이란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말한다. 즉, 이미지 속의 정보를 인식해 소리로 들려줌으로써 시각장애인들도 이미지를 ‘듣고’ 주문을 할 수 있게 하여 시각장애인들의 인터넷 쇼핑 체험을 크게 개선하는 기술이다.

매일같이 타오바오나 톈마오(天貓)등 온라인 쇼핑사이트를 누비는 30만명의 시각장애인들에게 ‘쇼핑의 자유’를 부여한 이 OCR 기능은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 12월 12일 ‘쇼핑데이’ 때 일일 OCR이용자 수만 연 1억명에 달할 정도였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정보기술
차이 씨에게 OCR 기술은 그가 연구팀과 참여했던 수많은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2018년 6월 창업 후 정보접근성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그는 한때 선전(深圳) 정보접근성 연구회에서 근무하며 동료들과 함께 텐센트(騰訊), 바이두(百度), 알리바바, 마이크로소프트 차이나 등 유수의 IT 기업들과 정보접근성 테스트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현재 그가 테스트와 최적화 작업을 마친 프로그램은 주로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에서 사용된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의 이용률이 높은 라디오나 음악 프로그램도 모두 그의 손을 거쳐갔다.

중국의 시각장애인 인구는 1700만명이 넘는다. 거의 네덜란드 인구에 맞먹는 규모다. 이들이 보다 평등하고 편리하게 정보를 습득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정보접근성 기술 개발의 목표다. 이 분야의 전문 개발자인 그의 주요 업무는 PC, 모바일, 웹페이지 상의 인터넷 서비스 상품정보 접근성을 테스트하고 최적화한 다음에 해당 제품팀에 정보접근성과 관련해 발견된 문제점과 개선안을 제시하는 일이다. 때로는 자체적인 프로그래밍 솔루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차이 씨는 자신부터가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나 사용 패턴을 일반 개발자보다 더욱 잘 파악하고 있다. 그는 선천적인 시각장애인은 아니다. 6살 때 실수로 눈에 석회가 들어간 이후부터 그의 세상에 암흑이 찾아왔다. 13살 때는 선전의 한 특수학교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컴퓨터 사용법을 배우고 프로그래밍을 독학한 뒤 조금씩 정보접근성 기술의 세계에 입문했다.

“프로그래밍 독학부터 시작해 차츰 정보접근성과 관련된 제품을 접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당시 그가 접한 제품은 ‘스크린 리더(screen reader)’였다. 스크린 리더의 접근성 기능을 사용하면 컴퓨터를 켜지 않고도 귀로 듣고 코딩을 할 수 있었다. 스크린 리더가 읽어주는 문자코드에 따라 프로그래밍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그의 관심 분야는 프로그래밍에서 점점 인터넷과 관련 제품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시각장애인이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 중에는 특히 인터넷 제품 사용과 관련된 부분도 컸기 때문에 그는 정보접근성에 대한 중요성을 점점 더 크게 인식하게 되었다.

“사실 인터넷은 비장애인보다 시각장애인 등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 훨씬 더 필요합니다. 외출할 때 인터넷으로 차량 예약을 하고 쇼핑할 때도 모바일앱을 이용하면 되니까요. 접근성 기준이 적용된 제품들이 장애인들에게 얼마나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지 한번 상상해 보세요. 시각장애인들은 정보접근성을 통해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혜택을 누리고, 일상에서나 업무상으로나 비장애인들과 평등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차이융빈의 팀으로 일하는 시각장애인 엔지니어  사진/ 린훙셴

“시각장애인들도 평등하게 대우받았으면”
중국의 정보접근성 분야는 출발은 늦었지만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2013년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의 대표적인 IT기업들은 정보접근성연구회와 함께 ‘정보접근성 제품 연합’을 설립했다. 최근 중국정부 차원에서도 정보접근성 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에 나서면서 여러 분야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16년 중국장애인연합회와 중국공산당 중앙인터넷정보사무처는 ‘웹사이트 접근성 서비스 강화에 관한 지도의견’을 발표하고 2020년 말까지 시(市)급 이상 정부부처의 정보접근성 수준을 평균치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중국인터넷협회 주최로 2018년 7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웹정보 접근성 유니버설 디자인 표준’ 계획안 평가회는 전 세계 최초로 웹정보 접근성 유니버설 디자인에 관한 표준안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보접근성 분야가 이처럼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데는 중국의 대대적인 스마트 단말기와 모바일앱 보급을 비롯해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의 활성화 등 정보통신 기술과 모바일의 발달에 힘입은 바 크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정보접근성이 적용된 중국의 새로운 인터넷 환경 조성에 기회의 창을 열어준 것이다.

차이 씨를 비롯한 정보접근성 개발자들은 이 같은 기술혁신의 주역이자 직접적인 수혜자이기도 하다. 2016년 3월 중국 정보접근성 제품연맹이 발표한 ‘중국 인터넷 시각장애인 사용자 기본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인터넷이 보편화됨에 따라 중국 시각장애인들의 온라인 접속 수요도 한층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스마트폰에 설치되어 있는 앱을 살펴보면 단순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쇼핑과 관련된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시각장애인들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앱의 개수는 11~20개가 33%, 21~30개가 29%, 30개 이상은 24%에 달한다. 보고서는 또 가까운 미래에 시각장애인들의 모바일 사용 시간이 PC 사용시간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정보접근성 기술 개발의 중요성은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

그는 이 일을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마지막 소망을 밝혔다. “정보접근성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특정 사람들에게 벽을 쌓고 소외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언젠가는 세상의 모든 제품이 ‘모든’ 사람들에게 사용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자오웨(趙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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