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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로 ‘이야기하는’ 큐레이터 김미령


인민화보

2019-04-11      인민화보

 
김미령, 큐레이터, 예술 평론가, 전 파크뷰 미술관 아트 총감독. 다년 간 당대 예술 전시회,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평론했다. 아시아 당대 예술사를 연구했으며 영화, 공공예술, 시각 문화, 시각 예술 이론, 인문학 등 여러 분야를 섭렵했다. 한·중 예술 교류에 힘썼고, 한국과 중국에서 여러 차례 전시회를 기획했다. 대표적인 전시회로는 <최정화 개인전-오온>과 <눈부신 윤리학> 등이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큐레이터는 생소한 직업이었다. 그러나 최근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정신세계를 중요시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예술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면서 ‘전시회 관람’이 마치 ‘오후의 홍차를 마시는 것’, ‘영화 관람’처럼 일상적 휴식의 일부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전시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큐레이터’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오랫 동안 한국과 중국 전시계에서 큐레이터로 활약한 김미령은 전시회를 통해 관객에게 예술 관련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뿐 아니라 양국 예술 분야의 교류를 촉진했다. 그녀가 기획한 전시회를 통해 수많은 한국 예술가가 중국에 소개됐고, 중국 예술가도 한국에 소개됐다.

2011년 6월 24일, 김미령이 기획한 전시회 <찬란한 윤리학>이 한국 서울의 인터알리아 아트스페이스에서 개막했다. 이 전시회는 한국 대중에게 중국 젊은 예술가의 작품을 소개해주었다. 사진/김미령 본인 제공

2011년 6월 24일, 김미령이 기획한 전시회 <찬란한 윤리학>이 한국 서울의 인터알리아 아트스페이스에서 개막했다. 이 전시회는 한국 대중에게 중국 젊은 예술가의 작품을 소개해주었다. 사진/김미령 본인 제공

영어 선생님의 ‘예술 꿈’
한국의 보통 가정에서 태어난 김미령은 어릴 때부터 예술에 관심이 많아 이 다음에 꼭 화가가 되어 자신의 내면 세계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러나 보수적인 부모님의 뜻에 따라 자신의 꿈을 접고 부모님이 원하는 외국어를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그녀는 순조롭게 학교 영어 강사가 됐다.

일을 시작한 뒤 김미령은 ‘이게 정말 옳은 선택이었을까? 정말 이렇게 인생을 보내도 될까’ 하는 생각에 빠졌다. 한동안 고민하던 김미령은 예술에 대한 열정이 여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자기가 정말 원하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김미령은 이미 25세가 넘은 상태였다. 바로 공부를 시작한다고 해도 어릴 때부터 회화를 공부한 사람들과 비교하면 한참 뒤떨어졌다. 그래서 그녀는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접고 예술 관련 일을 찾았다. 마침 가나아트센터에서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했고, 그녀는 곧장 이력서를 들고 달려갔다. “당시 가나아트센터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들은 대부분 미술대학을 졸업했거나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학생이었어요. 면접 담당자가 미술 전공자도 아닌데 이 일을 할 수 있겠냐고 묻길래 잘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대답했어요.” 김미령은 합격했다. 그녀는 영어 강사를 하면서 가나아트센터 자료실에서 자료를 정리했다. 이 기간 동안 그녀는 미술을 비교적 체계적으로 배우고 이해하게 됐다. 가나아트센터에서 1년 동안 배우면서 자신이 가야할 방향을 조금씩 찾았다. 그녀는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에 지원해 정식으로 체계적으로 미술학을 공부했다. 예술에 대한 사랑과 열정, 노력을 통해 미술 분야로 한 걸음씩 다가갔고, 마침내 큐레이터가 되어 어릴적부터 품어온 예술꿈을 이뤘다.

최정화 개인전 ‘오온’에 전시된 작품 <관계항(關係項)-세계>. 최정화는 한국의 유명한 예술가로 90년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5년 5월 22일, 김미령이 기획한 최정화 개인전 ‘오온’이 베이징파크뷰그린에서 개막해 중국인에게 독특한 예술의 향연을 선사했다. 사진/김미령 본인 제공

큐레이터는 ‘매력적인’ 직업
김미령은 큐레이터는 매우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말했다. 보다 완벽한 전시를 위해 예술가의 마음속에 있는 진짜 생각을 듣고 그들과 함께 연구하고 기획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새로운 사물과 아이디어를 계속 접촉할 수 있었다. 전시 준비 과정은 또한 부단히 배우고 발전하는 과정이다. 김미령은 큐레이터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전시 기획은 상상력과 창의력이 충만한 과정이다. 좋은 큐레이터는 자기가 이해한 예술과 문화를 전시에 융합시키고 예술가의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드러낸다. “큐레이터는 개인전보다 기획 전시를 할 때 빛을 발해요. 개인전은 작가를 조금 더 빛내고 그 사람에 대해 더 깊이 연구하지만 기획전은 큐레이터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가 다 보이거든요.”

하지만 큐레이터는 도전적인 직업이기도 하다. 김미령은 전시 기획 과정은 부단한 축적과 탐색이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좋은 큐레이터가 되려면 배우고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는 “배우고 연구하는 일이 재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시회를 기획하면 큐레이터는 전시 공간 배치에 대한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전시회의 적합한 포지션을 찾아야 할 때가 있다. 따라서 큐레이터는 공간 감각도 매우 중요하다. “작가들은 자기 작품을 더 눈에 띄는 곳에 배치하고 싶어하죠. 개인전이 아닌 경우 작가 배열을 조율하는 것도 중요해요. 큐레이터가 전체 공간을 볼 줄 알아야 됩니다.”

김미령은 크고 작은 전시회를 많이 기획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작가를 많이 알고 있다.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는 질문에 그녀는 좋아하는 작가가 너무 많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꼭 꼽아야 한다면 전위적인 생각을 가진 작가를 좋아하는 편이라고 대답했다. “어떤 작가는 미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회를 꿰뚫어보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들은 두려움이 없어 자신의 생각을 작품을 통해 용감하게 표현하죠. 그런 작가를 좋아해요.”

최정화 개인전  ‘오온’ 에 전시된 작품 <혼질서> 사진/김미령 본인 제공

최정화 개인전  ‘오온’ 에 전시된 작품 <초조에 대해> 사진/김미령 본인 제공

중국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큐레이터
김미령은 강사로 일하면서 한국 예술계에서 큐레이터로 활약했다. 그녀는 당시 한국 예술계에 ‘친 서양’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학교 교실이든 미술관이든 소개되거나 전시되는 작가는 대부분 서양 예술가였다. 동아시아는 물론 한국 작가도 매우 적었다. 김미령은 서양 예술보다 동아시아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더 많았다. 때문에 그녀는 한국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문화와 예술 연구를 연구 방향으로 삼았다.

당시 그녀가 근무하던 미술관 옆에 위치한 한 갤러리에서 중국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그 중국 화가는 한국에선 유명하지 않았지만 김미령은 흥미가 생겼다. 이 갤러리가 중국에서 전시회를 계획하고 직원을 모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그녀는 책임자를 직접 찾아가 중국에 갈 기회를 잡고 싶다고 열정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당시 그녀는 중국어를 못했다. 단기간 내에 중국어를 마스터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지만 책임자는 완곡하게 거절했다. 그러나 20일 뒤 그녀는 책임자의 전화를 받았다. 아직도 중국에 가고 싶은 생각이 있냐는 것이었다. 바로 이 전화 한 통으로 그녀는 중국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됐다.

2007년 초 김미령은 처음으로 중국에 갔다. 그녀는 중국의 갤러리 업계가 시작은 늦었지만 중국 경제가 빠르게 발전한 것처럼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느꼈다. 중국의 예술 문화는 역사가 깊어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들었을 뿐 아니라 작가의 생각과 관념 속에도 자리잡아 작품으로 표현됐다. 중국은 땅이 넓고 자원이 풍부해 여러 문화가 서로 부딛치고 융합된다. 이런 환경에서 중국 작가들이 창작해낸 작품은 다양하고 대담하며 표현 방식도 더 자유롭다. 이 역시 중국 예술품이 환영받는 이유다.

중국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환경 역시 중국 예술 업계가 발전하는 데 촉진제 역할을 했다. “중국 작가들은 마음 먹은 대로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사람들입니다. 작가가 여러 가지 시도를 하려고 하는데 장소나 환경이 제공되지 않으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없죠. 중국 작가들은 운이 좋게도 이런 기회가 많았어요. 그래서 작가들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었고 중국의 예술도 왕성하게 발전할 수 있었죠.”

 2016년 12월 17일, 당시 파크뷰뮤지엄 기획 총감독이었던 김미령이 기획한 <2차대전 후 한중일 아방가르드 아트 형성과 발전> 국제 심포지엄이 베이징에서 개최됐다. 사진/김미령 본인 제공

중국에 입주하는 외국 갤러리가 늘어나면서 해외로 진출하는 중국 작가의 작품도 늘었고 세계로 나갈 기회도 많아졌다. 2007년 수많은 외국 갤러리가 중국 시장을 눈여겨 보고 중국 베이징(北京)의 798예술지구에 입주했다. 여기에는 한국 갤러리도 많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컬렉터인 김창일이 투자한 아라리오갤러리와 한국의 유명 화랑인 갤러리 아트사이드 등도 입주했다. 이들 갤러리는 자국의 작품을 중국에 들여오고 동시에 중국이라는 ‘보물의 땅’에서 우수한 중국 작가를 발굴해 그들의 작품을 한국에 소개하길 바랐다. 김미령은 이 시기에 활약한 큐레이터 중 한 명으로, 최정화 등 유명 한국 작가와 작품을 중국에 소개했고, 한국에서 중국 작가의 작품전을 여러 차례 기획해 한·중 양국 예술계의 교류를 촉진했다.

향후 계획과 한·중 양국의 예술 교류 전망에 대한 질문에 김미령은 “앞으로 한·중·일 3국 예술계가 함께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기획전과 학술회의 등을 통해 한·중 양국이 예술 분야의 교류와 협력이 더 촉진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그녀는 한·중 양국은 상대 문화와 예술에 대해 이해하는 기간이 어느 정도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양국의 예술 교류가 더 풍부하고 다원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차오멍웨(曹夢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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