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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숲 깊은 곳, 그 속에 사는 사람


인민화보

2018-11-08      인민화보

쓰촨성 충저우 다오밍진의 랜드마크 ‘주리’ 사진/ IC

산봉우리 사이로 피어나는 연기, 대나무 틈새로 보이는 석양,처마 밑에서 지저귀는 새, 창문에서 피어 오르는 구름. 속세와 먼 무릉도원처럼, 마치 시(詩) 속에서나 볼법한 장면이지만 중국 남서부의 산골로 들어가면 이 모든 것이 현실이 된다…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50k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룽황(龍黃)촌은 충저우(崇州) 다오밍(道明)진 관할지역이다. 중국 무형문화유산 ‘주볜(竹編, 죽세품)’의 원산지이며, 2017년 독특한 구조와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건축물 ‘주리(竹裏)’로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다. 이듬해 2018년에는 ‘주리’를 핵심으로 한 독특한 문화를 자랑하는 ‘죽예촌(竹藝村)’이 이곳 룽황촌에서 탄생했다. 죽세품박물관·서원·음식점·호텔·민박 등 다양한 업종이 모여들면서 이곳은 현재 죽세공예 전승과 부흥의 중심이자 중국 향촌(농촌)진흥의 주요 본보기가 되었다. 
 
독창적 건축물의 힘 
외부 세계에 알려지기 전, 이곳 다오밍진 룽황촌은 인터넷 상에서 먼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상공에서 내려다 봤을 때 마치 우주에서 온 것 같고, 흡사 ‘무한대(∞)’ 부호를 떠올리는 원형의 푸른 기와 건물 ‘주리’ 때문이었다. ‘주리’는 향촌 커뮤니티 문화센터로서, 상하이 (上海) 퉁지(同濟)대학교 건축 및 도시기획학원 위안펑(袁烽) 교수와 그의 연구팀이 공동 설계 후 완성했다. 과거 송(宋) 대의 유명한 시인이었던 육유(陸遊)는 그 당시의 도명진 백탑선원(白塔禪院)을 방문하여 <태평시(太平時)>라는 작품을 남겼는데, 위안펑이 주리를 짓게 된 것은 바로 이 시를 읽고 창작의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이하면서도 시적 정취가 넘치는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충저우의 유유자적한 시간 또한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 

‘주리’는 전통문화와 현대 과학기술 융합의 산물이다. ‘주리’를 건설한 충저우시 충중잔예(崇中展業)투자유한회사 캉잉(康瑛) 총경리에 따르면, 건축물 외벽 디자인에는 현지의 대나무가 사용됐다. 건물 안 어디에서나 현지 죽세 공예기법이 창조적으로 응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건축물이 전통 공예의 흔적을 가짐과 동시에 현대적 문화 특징까지 포기하지 않는 효과를 낳았다. 가령 대나무 외피 모양을 내벽의 문양으로 삼았는가 하면, 죽세품으로 건축물의 입면을 만들었다. 이와 함께 ‘주리’는 충저우 조립식주택의 첫 사례이기도 하다. 설계도가 완성되고 각각의 건축자재들에 대한 기술적 계수들이 확정된 이후 ‘주리’의 건축 구조재들이 건자재 공장에서 ‘출력’되었고, 출력된 각각의 부재들을 시공현장으로 옮겨 1000여 ㎡ 규모의 건축물을 완성한 것이다. 메인 건물 건설에서 시작해 인테리어, 그리고 조경 배치까지 ‘주리’가 제 모습을 갖추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52일에 지나지 않았다.

‘주리’가 완공된 것은 2017년 3월. 이후 자연의 대나무가 활용되고 현지의 전통 죽세공예기술이 융합된 이 건축물은 충저우 다오밍진의 새로운 명소가 되었다. 주리에서 사람들은 차를 마시며 악기 연주를 들을 수 있고, 산책로를 거닐며 대나무를 감상하며, 동시에 이곳의 대나무 공예 문화를 보고 직접 체험할 수도 있다. 주리는 그 자체로서 전시·회의·숙박·외식·오락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옛 마을에서 탄생한 미래지향적 건축물. 다소 부자연스러울 것 같은 이 조합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나무 예술촌의 죽세품박물관에서는 현지 주민들의 지도 아래 대나무 공예품 제작을 체험할 수 있다. 사진/ CFP

‘대나무 예술촌’의 조성 
‘주리’가 인기를 끌자 다오밍진은 ‘대나무’를 기반으로, ‘주리’를 핵심으로 한 예술촌을 만듦으로써 마을에 살아 움직이는 표현방식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 9월, 다오밍진은 룽황촌에 죽세품 공예와 문화관광산업이 융합된 이색 마을 ‘예술촌’ 조성에 착수했다. 그러나 당시 ‘주리’가 있던 룽황촌 주변은 인프라가 낙후됐을 뿐만 아니라 부대시설도 미비했던 터라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는 현지 관광업의 지속적 발전을 가로막는 최대 요인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술촌’ 조성의 첫 걸음은 마을 외관을 대대적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초점이 모아졌다. ‘예술촌’이 정식으로 대문을 연 것은 그로부터 6개월 여가 지난 2018년 2월이었다. 

환경을 개선하고 인프라를 완비하는 것 외에 ‘예술촌’ 건설은 현지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소득을 창출해 주었다. 실제 ‘예술촌’에서 다양한 영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관계자들 대부분이 현지 주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저우시 다오밍진 룽황촌 니푸위(倪伏裕) 당 지부(支部) 서기 소개에 따르면, 마을 주민의 기존 주요 수입원은 밭 경작으로 얻은 채소 판매였지만 지금은 부동산을 통한 임대료 수입, 토지·부동산 지분 참여, 노동, 죽세품 판매 등 다양해진 소득원을 통해 일인당 연간 2000위안 이상(약 32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우수한 주거환경은 현지 주민 생활을 크게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꿈과 창작의 기회를 좇는 ‘신(新) 촌민’을 흡입해 ‘예술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금까지 ‘예술촌’이 초빙한 ‘신 촌민’은 모두 10여 명이다. 문학·건축·설계·요식업·죽세품 등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들로, 이들은 각자의 점포를 운영함과 동시에 선진화한 경영이념과 사상을 ‘예술촌’에 들여왔다.

‘싼징(三徑)서원’을 운영하고 있는 마쓰(馬嘶)는 ‘신 촌민’ 10여 명 중 한 사람이다. 그의 서원은 공익 도서관을 지향하는 현대 향촌 문화장소다. 이곳의 책들은 모두 마쓰가 직접 구매한 것이며, 문학 및 역사 관련 책들이 주를 이룬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으로 ‘조용하게 책을 보면서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을 꼽는 마쓰. 싼징서원의 개원으로 관광객과 주민들은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서원은 앞으로 작가들의 신간 도서 발표회를 열 계획이며, 동시에 특색있는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대나무 예술촌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 사진/CFP

예술과 접목된 산업화 경영 
‘주리’가 ‘대나무 예술촌’ 조성의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현지의 유명한 ‘대나무 공예’에 기반해 ‘대나무 예술촌’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만큼 이곳의 예술촌은 그 탄생부터 죽세품 문화와 죽세품 산업의 계승 및 발전과 연관되어 있다.

다오밍진은 대나무의 고장으로, 이곳 죽세품 역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오밍 사람들은 현지의 풍부한 대나무 자원을 이용하며 살아왔다. ‘대나무’를 가지고 끼니를 잇고 ‘죽세품’으로 생계를 도모하면서 죽세품 문화와 죽세품 공예를 대대로 이어왔다. 실제 다오밍진에 가 보면 가가호호 뜰마다 대나무 공예품이 늘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쓰촨지역 시장에서 취급되고 있는 대나무 바구니의 90%가 다오밍진 생산품이라는 통계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안타까운 점은 산업화의 여파 속에 새로운 대체품이 사람들의 삶에 파고들었고, 이러한 가운데 죽세품은 점점 경쟁력을 상실해가며 과거 죽세품에 의존해 생계를 꾸렸던 세대들은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 수 년 간 다오밍진의 고민은 한 가지, 어떻게 죽세품 산업을 부활시킬 것인가, 어디서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과거의 윗세대는 간단하게 가공한 죽세품을 팔았지만, 대나무 바구니 하나는 수 위안에 불과해 이윤을 거의 남기지 못했다. 반면 지금의 죽세품 공예인들은 정밀가공을 추구할 뿐 아니라 죽세품에 디자인 및 아이디어를 접목시키고 있다. 죽세품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림으로써 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죽세품의 가치를 대폭 제고시킨 것은 바로 예술이다. ‘예술촌’은 징더(景德)진의 도자기 공장과 협력해 ‘자기 대나무 화병(瓷胎竹編花瓶, 쓰촨 현지 특산 수공예품)’을 선보였다. 이는 개당 수 백 위안에서 1000위안까지 다양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예술촌’ 또한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마을에 죽세품 대리가공장소까지 마련하며 주문량을 소화했다. 한 단계 향상된 ‘예술촌’에서 생산된 죽세품들은 오늘날 해외 소비자들로부터도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예술촌’에서는 죽세품 박물관을 시범운영 중에 있다. 죽세 공예 장인들은 이곳에서 전심전력으로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으며, 관광객들은 죽세품 문화의 옛날과 오늘을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이 곳에선 다오밍 전통 죽세 공예품은 물론, 대나무 판다와 같은 아이디어 상품도 감상할 수 있다. 더불어 현지 주민들은 전문가의 지도 하에 죽세품 공예 수업을 듣고 있으며, 관광객들은 재료 준비에서부터 제작까지 죽세품 제작의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전통 수공예가 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대나무 예술촌은 차별화된 노력으로 산업 부흥, 살기좋은 환경 조성, 향풍(鄕風)문명 건설, 마을의 효과적 운영, 풍요로운 생활 등을 실현해가고 있다. 이는 현지 주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사했다. 2018년 5월, 대나무 예술촌은 그 참신한 설계로 현대 예술계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하는 등 중국 향촌진흥의 대표 사례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글|천옌(陳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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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한 연(緣)문화제’, 빙설의 정으로 인연을 이어가다

땅거미가 내려앉자 아름다운 빛깔의 빙등(冰燈, 얼음 등)이 어둠에 가려있던 룽칭샤(龍慶峽)를 밝게 비췄다. 빙등은 마치 하늘을 수놓은 무수한 별 같았다. 2월 3일 밤, 한국 충남국악관현악단과 뜬쇠예술단이 한국 전통공연인 ‘사물놀이’의 빠른 리듬에 맞춰 무대에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빙설정-중한 연 문화제’가 막을 올렸다. 이제 중한 연 문화제는 얼음과 눈을 다리 삼아 중한 양국의 우정을 이어가는 자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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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은 예술교류’ -중한 유명교수 2인의 공동 도자기전시회

중국과 한국 양국의 유명교수 두 사람의 공동 도자기 전시회가 1월 13일 베이징 허비싱도자기예술관에서 열렸다. 중국 징더(景德)진(鎭)에서 온 닝강(寧鋼) 교수(징더진도자기대학교 교장)와 한국 단국대학교 도예과 박종훈 교수의 도자기 작품 총 90점이 선보인 이번 전시회는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두 학구파 예술가들의 독특한 예술 특징을 보여주고, 서로 다른 역사·문화 배경 하에 자리잡은 도자기 예술의 표현방식 및 심미세계를 확인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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