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 사회·문화 >> 본문

천년의 ‘중의학 고향’ 후베이, 다시 빛을 발하다 - 이시진 탄생 500주년 기념행사 및 중의약진흥발전 총회


인민화보

2018-08-31      인민화보

‘이시진 기념관’은 후베이성 치춘현 치저우(蘄州)진 동문 밖 위후(雨湖)지역의 한 강변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은 기념관 안에 설치된 이시진의 동상. 사진/마겅핑(馬耕平)

오천년 넘게 이어져 온 중국의 역사에는 의술로 나라의 기틀을 다진다는 ‘국의입기(國醫立基)’ 정신도 대대손손 전해지고 있다. 중의약(中醫藥)은 중국의 대표적인 전통문화 중 하나로서 얼마 전 중의약과 관련된 매우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바로 6월 5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개최된 ‘이시진(李時珍) 탄생 500주년 기념행사 및 중의약 진흥발전 총회(이하 ‘총회’)이다. 이날 행사에는 각계 인사가 참여해 선현(先賢)들의 길을 돌아보고 중의약의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이시진의 <본초강목(本草綱目)>
총회가 기념하는 이시진은 명나라 시기 중의약학자로 중국인들에게는 ‘약성(藥聖)’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사람들은 이시진을 얘기할 때 그의 중의약 명저 <본초강목>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본초강목>은 이시진이 27년에 걸쳐 완성한 역작이다. 내용만 190만자(字)가 넘고 1892종의 약물과 1만1096개의 처방전이 수록돼 있다. 1596년부터 판각 인쇄를 시작해 번각본(飜刻本)만 100여 종에 달하며, 한국어를 비롯해 일어·영어·불어·독어·라틴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다.

<본초강목>이 명저인 이유는 중의약의 정보를 집대성했다는 점 외에도 독창적인 중약 이론을 내세웠다는 데 있다. 이시진은 본초학의 분류체계를 새로 만들고 약물을 종속(種屬)에 따라 16부(部)로 분류했다. 또 약물 종마다 강(綱)을 붙여 명칭을 명확히 하고, 그 아래에 목(目)을 두어 ‘생물진화론’ 사상을 담았다. 스웨덴의 생물학자 칼 폰 린네가 지은 <자연의 체계>보다 한 세기 반이나 앞선 것이다.

사실 <본초강목>은 한국인에게도 낯설지 않다. 판각본이 나왔을 시기 조선반도(한반도)는 조선 건국 초기였고, <본초강목>이 제대로 전해진 것은 조선 중기에 다다랐을 때였다. 현재까지 파악된 사료로는 1712년 조선 후기 숙종 때 김창업(金昌業)이 지은 기행문인 <노가재연행록(老稼齋燕行錄)> 중의 ‘소매서책(所買書冊·구매를 한 서책)’ 부분에 <본초강목>이라는 책명이 처음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본초강목>은 조선반도의 의학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조선의 본초학 전문서적인 <본초정화(本草精華)>는 <본초강목>의 분류법을 취했고, 등장하는 약물도 모두 <본초강목>에서 따왔다. 약과 약 사이의 배열과 편성도 대체로 <본초강목>의 순서를 따랐다. 조선 후기 이름난 의학자 황도연(黃度淵)은 <의종손익(醫宗損益)>과 <약성가(藥性歌)>라는 책을 엮었는데, 여기에 <본초강목>의 원문을 다수 인용했다. 이를 통해 양국의 고대 의술과 처방을 집대성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조선반도의 의약학 발전에 두드러진 기여를 했다.

세계 각국에서도 이시진과 <본초강목>에 대한 찬사가 끊이지 않는다. 영국의 생물학자 다윈은 <본초강목>을 “중국 고대의 백과사전이자 동양의약의 명저”라 평가했고, 영국의 과학사학자 조지프 니덤은 “이시진이 책 속에 남긴 깊고 방대한 지식은 영원히 간직될 만하다”고 극찬했다. 이시진은 1951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세계평화협의회(WPC)에서 ‘세계문화명인(世界文化名人)’에 추천되기도 했다. 2011년 5월에는 <본초강목>과 <황제내경>이 유네스코가 선정하는 세계기록유산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후베이성 치춘현의 쑥 산업을 형상화한 촬영작품 <벌판의 쑥향(原野艾香)>. 쑥 산업은 현재 치춘현의 주요 산업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사진/후베이성 보건위 제공

천시(天時)를 맞은 후베이 중의약 산업
‘약성’ 이시진의 고향 후베이성은 중의약의 성지로 꼽힌다. 이곳은 예로부터 걸출한 인물을 여럿 배출해 ‘지혜의 땅’으로 일컬어져 왔다. 이 곳은 창장(長江)과 한수이(漢水) 줄기가 합류해 생겨난 수많은 호수가 비옥한 장한(江漢)평원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고, 친링(秦嶺)산맥이 남하하는 한류(寒流)를 막아주며, 꿀 같은 비가 언제나 땅을 촉촉히 적신다. 이곳은 가짓수로 중국 내 5위 안에 드는 3974종의 약물이 무럭무럭 자라는 중약초의 보고(寶庫)이다.

중의학과 관련된 뿌리깊은 지역 문화도 이 곳의 명성에 한몫을 한다. 후베이성은 100가지 약초의 맛을 모두 보았다는 중국 신화 속 염제(炎帝) 신농씨(神農氏)의 고장이자, 마잉룽(馬應龍), 예카이타이(葉開泰) 등 오랜 명성과 전통을 지닌 약방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고대 형초(荊楚) 지역이라 불렸던 이곳에서는 언제나 약과 침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이처럼 지리(地利)와 인화(人和)를 모두 갖춘 후베이성 중의약 산업은 최근 천시, 즉 하늘의 때까지 맞이하고 있다. 지난 5년 간 여러 관계자들이 꾸준히 노력한 결과 다채로운 실적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후베이성 보건 및 산아제한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 개최 이후 공립 중의병원의 종사자 수는 5년전 보다 46.7% 늘어난 4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연간 진료자 수도 45% 늘어난 2317만9000명에 달했다.

또한 중의약으로 대표되는 건강산업이 후베이성 경제발전을 뒷받침하는 중심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후베이성 치춘(蘄春)현 정부 대표는 총회에서 “치춘현은 2015년부터 쑥 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쑥 산업의 가치사슬은 처음 몇몇 가족단위 공방에서 시작되어 3년 후 1000곳이 넘는 30억 위안(약 5130억6000만원) 규모의 기업형 산업으로 발전했다. 2017년 ‘대건강(大健康·Comprehensive Health, 신체뿐 아니라 정신·사회·환경·도덕 등의 개념을 포함하는 포괄적 건강) 산업’은 지역내 총생산(GDRP)의 절반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후베이성에는 이제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전국적인 ‘중의약 강성(強省)’을 만드는 것이다. 6월 1일 후베이성 정부는 ‘중의약 진흥발전 촉진에 관한 몇 가지 의견’을 발표하고 중의약 강성으로 거듭나기 위해 중의학과 의료서비스체계 개선, 중약재 산업화 추진, 이시진 중의약콘텐츠 브랜드 확산 등 20개의 과제를 제시했다. 또한 후베이성 정부와 국가중의약관리국은 6월 5일 총회에서 ‘후베이성 중의약강성 추진을 위한 협력 기본합의서’와 ‘후베이성 중의약대학 공동설립합의서’를 체결했다.

후베이성 중의약 산업 발전에 대해 중앙정부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6월 5일 리빈(李斌) 정협 부주석은 “후베이성 중의약 발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이번 총회를 계기로 후베이성이 ‘대중의(大中醫)’라는 방향을 지속해 나가고, 중의약 인재 양성과 중의약 예방 및 진료기술 연구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약재 보호와 이용을 착실히 해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시 찾아온 ‘중의약의 봄’
사실 ‘중의약의 봄’은 후베이성 한 곳에만 찾아온 것은 아니다. 18차 당대회 이후 중국에서는 중의약 발전 지원에 대한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2016년 2월 26일, 중국 국무원은 ‘중의약 발전전략 계획요강(2016~2030)’을 발표하고 중의약 발전을 ‘국가전략’으로 승격시켰으며, 2016년 10월 25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헬스차이나 2030> 계획요강’을 발간하고 중의약을 별도의 장(章)으로 편성해 집필했다. 2016년 12월 25일에는 중의약 의료서비스, 과학적 가치, 산업발전 계획 등의 내용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평가수록한 최초의 ‘중화인민공화국 중의약법’이 공개됐다.

이 기간 중국의 중의약 주관부처인 국가중의약관리국은 전국에 걸쳐 ‘중의·양의 협력을 통한 중대질병 예방과 치료’, ‘지역 내 중의 진료센터 건립’, ‘중의약 계승 및 혁신인재 양성: 치황(歧黃)계획’ 등의 주요 사업과제를 잇따라 발표했다.

19차 당대회 개최 이후 중국의 중의약 발전에는 새로운 과제가 하나 생겼다. 매년 고령인구가 증가하는 상황 속에 중국의 의료서비스도 이제는 치료 위주에서 휴식과 관리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는 문제다. 이런 점에서 중의약은 그 무엇도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이날 열린 총회에서 정이신(曾益新) 보건위 부주임은 “19차 당대회에서 ‘중의와 양의의 동반 중시, 중의약 사업의 계승과 발전’이라는 주요 과제를 설정함으로써 신시대 중의약 사업의 계승과 발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글|장진원(張勁文)

240

< >
网站专题.png

‘중한 연(緣)문화제’, 빙설의 정으로 인연을 이어가다

땅거미가 내려앉자 아름다운 빛깔의 빙등(冰燈, 얼음 등)이 어둠에 가려있던 룽칭샤(龍慶峽)를 밝게 비췄다. 빙등은 마치 하늘을 수놓은 무수한 별 같았다. 2월 3일 밤, 한국 충남국악관현악단과 뜬쇠예술단이 한국 전통공연인 ‘사물놀이’의 빠른 리듬에 맞춰 무대에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빙설정-중한 연 문화제’가 막을 올렸다. 이제 중한 연 문화제는 얼음과 눈을 다리 삼아 중한 양국의 우정을 이어가는 자리가 되었다.

읽기 원문>>

중한 관계를 이야기하며 한반도 미래를 탐색하다 -중한 미래발전 싱크탱크포럼 베이징서 개최

중국 차하얼(察哈爾)학회와 한국 국립외교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 아주경제신문사가 협찬한 ‘중한 미래발전 싱크탱크포럼’이 2017년 12월 11일 베이징(北京)에서 개막했다.

읽기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