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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쇼’의 퇴출, 서커스 업계는 어디로?


인민화보

2018-03-30      인민화보

2015년 1월 22일, 프랑스 마시 국제 서커스 페스티벌 현장에서 호랑이가 지친 몸을 쉬고 있다. 사진/CFP

춤추는 강아지, 북 치는 흑곰, 불 붙은 고리를 넘는 호랑이, 두 발을 가지런히 모은 채 ‘궁시파차이(恭喜發財, 돈 많이 버세요)’ 자세를 취하는 사자…… 중국 국제 서커스 축제에서 가장 인기 있던 공연들이다. 그러나 2017년 말 열린 ‘제4회 중국 국제 서커스 축제’에서는 이 같은 동물 쇼를 볼 수 없었다. 주최측이 동물 쇼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동물 쇼가 없는 서커스 축제는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동물 쇼 중심의 서커스는 한때 관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전통 오락프로그램으로, 중국에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많은 민간 예술인을 탄생시켰다. 2008년에는 서커스가 제2기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전통 서커스 공연을 둘러싼 논쟁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상황이다. 특히 동물 쇼의 부정적인 면에 사람들의 질타가 끊이지 않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36개국·389개 도시에서 동물 쇼를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국제 서커스 축제에서 동물 쇼를 취소한 것에 대해 여론의 반응은 긍정적이었지만, 또 다른 문제가 떠올랐다. 동물 쇼 폐지 이후 중국 전통 서커스 업계가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서커스단, 끝나버린 황금기 
1970-80년대는 중국 서커스의 호황기였고, 당시 대부분의 동물원에서는 동물 쇼가 한창이었다. 동물원들은 오랑우탄, 아시아코끼리 같은 동물들을 직접 사육하며 명절이나 휴가철마다 관광객들에게 외줄타기·고리 뛰어넘기 등 같은 공연을 선보였다. 1990년대에 이르러 동물원이 동물 쇼를 민간 서커스단에게 하청을 주기 시작했으며, 이때부터 입장권 판매가 시작되었다. 
 
2010년 7월, 중국 국가임업국은 통지문을 하달해 야생동물과 관객간의 직접적인 접촉과 학대적 공연을 즉각 중지할 것을 주문했다. 같은 해 10월 주택도농건설부(주건부)가 공문을 통해 모든 단위의 동물원과 공원에 모든 동물 쇼 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이어 2013년 7월 주건부는 동물원에 대해 모든 유형의 동물 쇼를 근절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쉬량(許良)은 베이징 소재 민간 서커스단 소속 조련사다. 중국에서 ‘서커스의 고장’으로 유명한 안후이(安徽)성 쑤저우(宿州)시 융차오(埇橋)구 출신이다. 베이징에 오기 전 그는 직접 동물 서커스단을 운영했었다. “두 아들과 함께 서커스단을 운영했는데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았다. 나중에 정책이 바뀌면서 공연 기회도 줄어들고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커졌다. 결국 서커스 사업을 접고 베이징으로 올 수 밖에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해 베이징으로 왔지만 지금 그가 몸담고 있는 서커스단의 상황도 여의치 않긴 마찬가지다. 관리감독이 강화된 까닭에 외부공연을 하려면 각종 복잡한 수속을 거쳐야 한다. “동물원과 협력할 수 있다면 그게 제일 좋다.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것은 동물들에게도 힘든 일이다.” 쉬량의 말이다. 
 
변화하는 동물원, ‘동물은 구경거리가 아냐’ 
서커스 순회공연이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일정한 공연장을 갖는 것도 사치다. 공립 동물원과의 협력까지 막혀버릴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다.

주건부는 2010년과 2012년 두 번에 걸쳐 동물 쇼를 금지하는 문건을 마련했다. 이를 위한 토론 과정에는 중국 동물원협회도 참여했다. “동물원들이 서커스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는 동물원들의 인식수준이 제한적이었다. 과거의 동물원들은 야생 동물들을 도시로 데려와 사람들에게 구경거리로 제공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의 동물원들은 끊임없이 반성하고 부단히 진보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과거 동물원들이 동물을 소개할 때는 주로 동물의 동작이나 생활의 특징 같은 것에 주목했다. 하지만 지금은 동물의 서식지나 멸종위기 여부, 그리고 그 동물과 관계있는 생물의 다양성 등이 동물원의 최대 관심사다. 지금의 동물원들은 동물을 보호하고 동물을 연구하는 곳이 되었다. 도시의 동물원은 공간적 제한과 전시 수요로 인해 야생동물원이나 국가공원처럼 풀어놓고 기르는 환경을 제공할 수 없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한으로 동물 본래의 생활상태를 조성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위쩌잉(于澤英) 중국 동물원협회 부의장의 말이다. 

‘동물 학대’ 진실을 놓고 벌이는 공방
서커스단이 동물을 학대한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그러나 조련사 쉬량과 그 동료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들은 동물 쇼에 대해 우호적인 방식으로 조련사와 동물간의 감정 교류를 통해 동물들이 가진 본성과 장기를 드러내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또 인류가 동물을 인지하고 동물과 공존하는 방법을 익히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반면, 동물 쇼를 반대하는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 쇼가 동물복지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동물보호단체 내부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존재한다. 일부는 모든 동물 쇼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야생동물을 이용한 서커스에만 반대한다.  

야생동물 서커스만 반대하고 가축을 이용한 쇼는 받아들이자는 이들은 “대부분의 가축에게는 인간과 협력할 수 있는 천성과 능력이 있으며, 조련 과정에서 보다 쉽게 인간의 지시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한다. 야생동물을 가축처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선택적 육종과 길들이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사육장이나 서커스단의 동물들은 ‘기르는 것’일 뿐 ‘길들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세계 곳곳에서 서커스단의 곰이나 호랑이, 코끼리 같은 야생동물들이 사람을 다치게 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은 이들 동물이 여전히 야성을 간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야생동물들의 야성은 길들이기 어렵고 인간에 대해 순종적이지도 않다. 그런 동물들에게 공연 프로그램을 학습시키는 것은 그들의 천성을 거스르는 것이고, 이 때문에 더욱 강한 조련이 필요한 것이다. 오랜 시간 훈련을 받다 보면 야생동물의 행동이 부자연스럽게 변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침팬지에게 이빨을 보이면서 웃도록 가르치는데, 이는 사실 침팬지가 공포감을 나타내는 표정이다. 따라서 이런 훈련은 침팬지로 하여금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어렵게 만들고, 동물원의 사육장에 보내진다 하더라도 무리에 섞이기가 어렵다. 

“동물 쇼를 없애야 한다. 동물 쇼는 동물에 대한 관중의 이해를 돕지 못한다. 동물들이 보여주는 것은 결코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니다. 미디어가 이토록 발전한 오늘날, 동물을 알고 동물을 이해하고 동물을 보호하는 데 더욱 효율적이고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동물보호단체 책임자 후춘메이(胡春梅)의 말이다. 

서커스업계의 출구는 어디에?
서커스산업이 저물고 있음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동물보호단체들은 항의하고 압력을 행사하고 있고, 동물 쇼 관련 법규 및 자격심사 또한 강화되면서 서커스 업계의 어려움은 점점 커지고 있다. 또한 뉴 미디어와 오락프로그램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관객들이 크게 줄어들었고, 사육 및 주거 환경 등 동물 복지를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서커스단의 운영비용과 입장권 가격은 올라가고 있다.  

과거에는 동물들이 외줄타기를 해야 했다면, 지금은 서커스단이 생사를 나누는 ‘외줄’을 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링링서커스·뉴욕 빅애플서커스·캐나다 태양의 서커스는 세계 3대 서커스단으로 꼽힌다. 이 중 3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뉴욕 빅애플서커스가 2016년 11월 파산했고, 2017년 5월 21일에는 146년의 역사를 간직한 링링서커스가 해체를 선언했다. 

이제 남은 것은 캐나다 태양의 서커스뿐이다. 태양의 서커스는 2017년 12월 베이징 차오양(朝陽)공원에서 공연을 가졌는데, 공연 매회 티켓 매진을 기록했다. ‘동물 없이도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다’고 외치는 태양의 서커스는 무대 설계에 첨단 과학기술을 도입, 국제화 길을 걸으며 성공을 거두었다. 서커스 또한 혁신이 필요하고, 시대와 함께 발전해야 하며, 동물과 인간 모두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그렇다면 서커스단이 동물 쇼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중국 국제 서커스 축제가 동물 쇼를 취소했고, 광저우(廣州)동물원은 24년간 공연해온 서커스단을 해체시켰다. 그러나 이는 서커스 업계 몰락의 징조가 아닌, 그들의 ‘새로운 시작’일 것이다. 


글|리줘시(李卓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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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라면 즐기기,“냄비 뚜껑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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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한 관계를 이야기하며 한반도 미래를 탐색하다 -중한 미래발전 싱크탱크포럼 베이징서 개최

중국 차하얼(察哈爾)학회와 한국 국립외교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 아주경제신문사가 협찬한 ‘중한 미래발전 싱크탱크포럼’이 2017년 12월 11일 베이징(北京)에서 개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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