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25 인민화보
쾅밍루 씨가 차밭에서 찻잎의 생장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차와 함께 생활해 온 그는 대부분의 유년시절을 차밭에서 보냈다. 사진/CFP
산둥(山東)성 칭다오(青島)시에서 태어난 쾅밍루(匡明如) 씨는 대대로 차(茶)를 만드는 가문 출신의 차 전문가다. ‘90허우(90後·1990년대 출생자)’인 그는 국가급 다도기능사이자 국가2급 차 감별사(評茶師)다. 동시에 칭다오 현지 차 브랜드 ‘라오산차(嶗山茶)’를 운영하는 사장이기도 하다.
쾅 씨는 어릴 때부터 늘 차와 함께 해 왔다. 유년 시절 거의 하루 종일을 차밭에서 지낼 정도였다. “어느 차나무에 새싹이 돋았는지, 어느 차나무가 가장 오래됐는지도 다 알고 있었죠.” 차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에서 찻잎 따기, 차 우려내기, 다기(茶器) 제작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업을 해보면서 차에 대한 감정은 어느새 ‘선호’에서 ‘애호’로 바뀌었다.
쾅 씨는 15세가 되던 해부터 일찍이 제다(製茶, 차를 만드는 기법) 공부를 시작했다. 3년 간은 전통 수공예 제다를 배웠다. “매년 봄이 되면 시간을 따로 내어 전국의 차 산지를 찾아 다니며 갖가지 차를 만드는 방법과 다도를 공부했지요.”
쾅 씨에게 제다는 단순히 제작 순서에 따라 만들면 되는 과정이 아니다. 그는 제다가 마음 깊은 곳과 손끝에서 우러나오는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찻잎을 볶는 단계는 찻잎에게 하나의 ‘열반’의 과정이다. 찻잎은 좋은 다도사를 만나는 순간 비로소 다시 태어난다. 물 속에 있던 순간의 우아한 자태를 오롯이 재현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아취를 뽐낸다.
2014년 대학을 졸업하던 해, 라오산차를 북방의 고급 차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이상을 품고 칭다오로 돌아온 그는 아버지가 세운 차 회사에 입사해 차 문화 계승자의 길을 걷겠다는 뜻을 세웠다. 그에게 찻잎은 더 이상 단순히 해갈(解渴)을 위한 음료가 아닌, 인간의 혈관 속에 흐르는, 마땅히 계승해야 할 하나의 ‘문화’였다.
쾅 씨가 다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 그는 소위 ‘90허우’라 불리는 젊은 나이에 국가급 다도기능사와 국가2급 차 감별사 자격을 취득했다. 사진/CFP
쾅 씨가 차밭에서 찻잎 따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그에게 ‘제다’란 마음과 손끝에서 우러나오는 일종의 예술이다. 사진/CFP
쾅 씨는 라오산차의 매력을 접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차문화 복합공간’을 꾸미기로 결심했다. 그는 라오산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차와 함께하는 삶을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찻잎 유토피아’를 만들고자 2015년부터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차문화 공간은 칭다오시 라오산구 산자락에 자리잡을 예정이다. 산에는 해발 570m의 개인 생태 차밭이 있어 사람들이 산에 올라 찻잎 따기 체험을 하거나, 손수 차를 볶고 차를 우려낸 뒤 품평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차문화 공간은 계획대로라면 2018년 봄에 오픈할 예정이다. 라오산차의 주요 산지에 순수한 ‘찻잎 낙원’이 생기는 것이다. “제 마음속 찻잎 공간은 한 폭의 아름다운 정경과 같은 모습입니다. 이곳에선 번잡함에 묻혔던 고요를 느낄 수 있고, 홀로 멍하니 앉아 나른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죠. 친구나 가족과 함께 차밭을 바라보거나 찻잎을 따고 볶는 체험도 할 수 있어요. 저는 ‘찻잎 유토피아’를 단순히 꿈이 아닌, 눈 앞에 펼쳐진 현실로 만들 겁니다.” 쾅 씨의 말이다.
글|판정(潘征)
중국 차하얼(察哈爾)학회와 한국 국립외교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 아주경제신문사가 협찬한 ‘중한 미래발전 싱크탱크포럼’이 2017년 12월 11일 베이징(北京)에서 개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