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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숨쉬는 고촌(古村)을 만들다


인민화보

2017-09-05      인민화보

쒀위안촌 입구 사진/가오롄단(高蓮丹)

저장(浙江) 진화(金華)시에 위치한 쒀위안(瑣園)촌에 들어서면 하얀 벽에 푸른 기와, 자갈이 깔린 좁은 , 구불구불한 골목, 고즈넉한 고택 대청, 아름다운 조각 등이 눈길을 잡아끈다. 마치 우아한 수묵화 같은 느낌이 든다. 각기 다른 대청 건축 구조와 예술 풍격을 보이는 곳은 강남 주택의 전형적인 특징을 가진 ‘무파건축(婺派建築)’의 대표작이다. 또한 시골의 고건축 박물관이라고 있다.

쒀위안촌 주민은 대부분 옌()씨로, 한나라 선비 옌쯔링(嚴子陵)의 후손이라고 한다. 쒀위안촌에는 정절석패방(旌節石牌坊), 옌씨사당(嚴氏宗祠), 영사당(永思堂), 집의당(集義堂) 등 명나라 말기·청나라 초기의 고건축 16채가 보존돼 있다. 이는 진화시 최대 규모의 고건축군 중 하나다. 450년 역사를 지닌 이 옛 마을이 진화시 고촌(古村) 보호 및 이용의 모범이 되고 있다.


삶의 정취가 충만한 마을

중국의 고택과 고건축을 참관해보면 건물은 잘 보존돼 있지만 사람이 살지 않아 삶의 정취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 마치 차가운 ‘박물관’ 같은 경우가 많다. 교가대원(喬家大院), 리장고진(麗江古鎮), 우쩐(烏鎮) 등은 중국의 유명한 고택이고 고촌이지만 대규모 개발로 인해 고색창연한 분위기는 줄고 상업적인 분위기가 만연됐다. 사람들로 시끌벅적한 ‘상업촌’으로 변해 현지 주민은 줄었다. ‘상업촌’에는 반드시 먹자골목이 들어섰고 파는 음식은 대부분 양꼬치, 취두부, 야자주스 등 비슷비슷한 메뉴다.


“우리는 장사꾼들이 대거 몰려와 기존 주민들을 밀어내지 않도록 신경썼다. 박물관과 상점이 아닌 ‘살아 숨쉬는 고촌’을 만들려고 했다.” 마을 한 관계자가 쒀위안촌의 개발 취지를 소개해주었다.


현재 쒀위안촌의 가구 수는 460여 호, 인구는 1200여 명이다. 마을 주민은 묘목 재배, 염색 가공, 채소 재배, 딸기 재배, 소규모 장사 등에 종사하면서 대부분 마을에서 산다. 이곳 주민들은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쉰다. 낮이 되면 동네 아낙들은 연못 주위에 삼삼오오 모여 빨래를 한다.

 

아이들은 골목에서 놀다가 식사 때가 되면 밥과 수저를 들고 집 앞이나 이웃집으로 가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밥을 먹는다.


옌쯔링의 75대손인 옌융빙(嚴永兵) 씨는 허난(河南)과 쓰촨(四川) 등지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쒀위안촌으로 돌아와 완구를 판매한다. 옌융빙 씨의 부모도 쒀위안 사람이다. 그는 “쒀위안 사람들을 사로잡는 것, 특히 옌 씨가 계속 이곳에 머물게 된 이유는, 내 개인적으로 볼때 역사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라 생각한다. 나는 선조들이 대청을 이렇게 많이 만든 이유와 각 대청에 숨겨진 이야기가 늘 궁금했다. 호기심이 강해져 이곳에 머물면서 그 이유를 찾고 싶었다. 시간이 생기면 족보보완 연구한다”고 말했다.


현지무술 ‘우징취안(五經拳)’은 200여 년의 역사를 지녔다외국 학생들이 사부의 지도를 받으며 우징취안을 배우고 있다사진/가오롄단(高蓮丹)


성공적인 ‘집 플러스(+)’ 모델

쒀위안촌에 있는 두부공방의 사장은 도시에서 공장에 다녔었다. 마을에서 관광업이 발전하자 그는 타지 생활을 접고 두부공방에 전념했다. 두부공방 사장은 “평소에는 손님이 오면 밥을 지어 낸다. 손님이 흥미가 있다고 하면 두부 만드는 과정을 체험시켜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재 두부공방은 자체적인 작은 산업사슬을 형성했다. 두부 요리와 두부 만들기 체험 외에도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수제 발효두부를 구입할 수 있다. 마을 사람들도 아침에 두유를 살 수 있다. 이것을 현지인들은 ‘집 플러스(+)’ 모델이라고 부른다.


이 마을의 집들은 호텔, 식당, 편의점이 될 수 있다. 주민들은 일상적인 생활 습관을 바꿀 필요가 없다. 손님이 오면 자기 집의 남은 방을 빌려주면 되고, 집에 남는 과일과 채소를 제공하면 된다. 관광객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편의점이 되는 것이다. 집에서 음식을 제공하면 식당이 되기 때문에 관광객은 문만 두드리면 따뜻한 가정식 백반을 먹을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은 친척과 친구를 대접하는 것처럼 멀리서 찾아온 관광객을 대한다. 또 적은 비용을 들여 돈도 벌 수 있다. 반면 관광객은 합리적인 비용만 지불하면 집같이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다. 게다가 이곳의 집은 단순히 집의 의미만이 아니라 색다른 체험과 정서적 만족감도 준다. 고촌을 방문한 관광객은 마을 주민과 같이 먹고 자면서 그들의 민속을 체험하고 시골의 독특한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민속문화의 계승 발전

쒀위안촌의 고건축은 대부분이 명청시대 건물이다. 특히 마을의 옌씨사당은 이 마을에서 가장 큰 고건축으로 가로 20m, 세로 63m로 높고 탁 트였다. 이 사당에는 400여 년의 역사가 담겨있다. 마을 주민들은 쒀위안촌의 고건축들을 옛 방식으로 수리했다. 보수하면서 동시에 옛 모습을 보존해 옛 것 그대로의 소박한 멋을 유지하는 것이다.


450년의 풍파를 겪은 쒀위안촌에는 훌륭한 건축 뿐 아니라 눈부신 민속 문화도 있다. 두부 만들기, 떡 치기, 짚신 삼기, 용등춤, 수동전팔괘(繡銅錢八卦) 등 민속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주민 천() 씨 아주머니는 짚신 삼기의 명수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마을 아이들 전부 짚신을 삼을 줄 알았다.” 그녀는 어머니에게 짚신 삼기를 배웠다고 말했다. 천 씨 아주머니는 한 시간 반이면 짚신 한 쌍을 만들고 하루에 20-30쌍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은 생활에 큰 변화가 생겨 짚신을 삼아 팔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주민 옌쑤차이(嚴素彩) 씨는 동전팔괘 수놓기의 고수다. 과거 쒀위안촌 일대에서 동전팔괘는 신부가 마련하는 혼수였다. 여성이 출가하는 날 세숫대야 받침에 동전팔괘를 걸었다가 시댁에 도착하면 침대 문에 걸었다. 팔괘 형태에 바깥쪽에는 동전을 끼워넣어 사악한 기운을 막고 재물을 불어나게 하며 악귀를 쫓는다는 뜻이 있다. 동전팔괘 중간에는 비단으로 연꽃을 수놓고 바깥에는 연꽃의 밑받침을 수높아 정교하고 아름다우며 단정하다.

 

연꽃은 ‘합()’과 ‘자()’의 뜻이 있어 동전팔괘는 ‘백년 동안 화목하고 하루빨리 자손을 보라’는 뜻이 있다.


현지주민이 짚신 삼기 공예를 선보이고 있다사진/가오롄단(高蓮丹)


국제적 연구마을로 발돋음

쒀위안촌 입구에는 여러 나라의 국기가 펄럭이고 ‘국제연학촌(國際研學村)’이라는 글씨가 써있다. 천펑치(陳峰齊) 진화시 진둥(金東)구 구장은 2년 전 쒀위안촌에서 제1회 ‘해외 유명학교 학생 진화시 고촌 방문(海外名校學子走進金華古村落)’ 행사를 개최했다. 당시 14개국 41명의 유명학교 학생들이 21일 동안 이곳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쒀위안이라는 중국의 평범한 마을이 국경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 국제적인 연구마을이 됐다.


쒀위안촌은 ‘해외 유명학교 학생 진화시 고촌 방문’ 행사의 1, 5회 개최지다. 기자가 쒀위안촌을 방문했을 때는 마침 제5회 행사 기간이었다.


“‘해외 유명학교 학생 진화시 고촌 방문’은 2015년 시작돼 매년 6월과 9월 한 차례씩 개최된다. 4회 행사에는 27개국, 163명의 학생이 방문했다. 이번 5회 행사에는 21개국, 36명의 우수한 해외 학생이 방문했다. 그들은 21일 동안 이곳에 머물면서 중국의 전통문화, 역사 건축, 민속 풍습을 체험할 것이다.” 쉬수팡(徐淑芳) 진화시 외사교무판공실 인사비서처 부처장은 이렇게 말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특기가 있는 해외 학생들이 행사에 참가했다. 중국에서 유학 중인 외국 학생은 물론 해외에서 직접 참가한 각 분야의 엘리트도 있다. 3회 행사에 참여했던 미국인 브래디는 행사가 끝난 후 진화시에서 일하면서 공부하고 있으며, 이번이 두 번째 참가이다. 이 밖에도 <타임스 오브 인디아(The Times of India)>의 러블리 메흐로트라 기자, 세계은행에서 근무하는 폴리나 보고모로바, 라오스 민정청 공무원인 통반 어소트, 저장(浙江)이공대학교 건축과에 재학중인 토고 출신 카데르 등이 제5회 행사에 참가했다.


해외 학생들은 국제적인 시각으로 고촌의 문화를 발굴하고 보호와 개발에 건설적인 제안을 했다. 행사에서 그들은 각자가 가진 학문과 능력, 특기를 바탕으로 마을 지도, 여행 가이드, 여행 책자를 제작해 진화시 고촌 보호와 여행에 시행 가능하고 의미있는 제안을 해주었다. 5회 행사 참가자인 러시아의 아나스타샤 포다레바는 모스크바 근처의 작은 도시에서 산다. 그녀는 전통문화와 건축에 흥미가 많다. 그녀는 천년 역사를 지닌 러시아의 가치있는 수많은 옛 마을이 2차대전 때 소련·독일 전쟁으로 파괴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여겼다. 그녀는 “진화시 사람들이 자기 고장의 문화를 계승하는 모습, 특히 건축물을 보호하는 노력은 어느 나라 사람이 봐도 감탄할 것”이라며 “쒀위안촌의 건축물 대부분이 목조 건축인 것을 감안해 방충 작업에 신경을 더 많이 쓰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녀는 또한 “남방은 강수량이 많아 고택의 빗물막이 작업에 보다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유명학교 학생 진회시 고촌 방문’ 활동 덕분에 진화시 고촌 개발과 활용도 새로운 단계로 가고 있다. 직전 대회에 참가한 한 독일 학생이 귀국 후 독일의 각 대형 언론매체에 중국의 고촌 보호 및 개발에 어떻게 하면 더 잘 참여할 수 있을까를 대대적으로 소개하고 홍보했다. 그 결과 지난 4 21일 독일기술자연합 회장인 비데만 교수가 드레스덴 응용과학기술대학 기계공학과와 경관과 교수들을 이끌고 진화시를 방문했다. 그들은 고촌 보호와 개발에 독일 기술을 어떻게 잘 적용할 것이냐를 놓고 토론과 연구를 벌였고, 해외 학생들의 진화시 고촌 방문 프로젝트에도 정책적 제안을 해주었다. 지난 4 26일 저장이공대학교 국제교육학원은 시 외사교무판공실 측과 학교-현지정부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으로 진화시 고촌은 저장이공대학교 학생과 교수들의 연구기지가 됐고 저장이공대학 재학 중인 300여 명의 유학생에게도 중국의 전통문화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지난 7월 프랑스의 건축전공 학생들이 자비 자원봉사자로 나서 쓰핑(寺平)촌에서 고건축 수리에 참여했다.


8월에는 하버드대와 칭화(淸華)대 학생들도 진화시 고촌을 방문할 예정이다. 쉬수팡 부처장은 “우리의 다음 목표는 ‘세계 고촌 보호대회’를 창설하고 이를 진화시에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가오롄단(高蓮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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