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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 명품 속의 ‘중국풍(中國風)’


인민화보

2017-06-23      인민화보


롱샴의 새해 버전 가방 사진/스상하이바오왕(海報網)

  

최근 몇 년 중국의 춘제(春節, 중국 음력 설)가 다가오면 명품시장은 마케팅 대전이 벌어졌다. 올해 닭의 해인 정유년을 맞아 글로벌 대형 브랜드들이 한정판 상품을 속속 내놓으면서 명품 브랜드에중국풍’이 다시 불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을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전세계 명품시장에서 중국인이 최고의 고객이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Bain&Company)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전세계 명품시장에서 중국인 소비자의 공헌률은 31.6%에 달했다. 2위인 미국인은 23.7%에 불과했다. 2016년 하반기, 2년 연속 소비 부진을 겪고 중국인의 명품 소비가 다소 회복됐다. HSBC에 따르면 2016년 하반기 중국인의 구매력 덕분에 2016년 전세계 명품시장의 소비가 6% 증가했다. 이를 보면 글로벌 대형 브랜드들의 중국 소비시장 공략을 위한 일련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스와치 정유년 특별판 손목시계 사진/스상하이바오왕



명품 브랜드들의 마케팅 대전

올해도 어김없이 마케팅 대전이 벌어졌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는중국의 정유년 음력 춘제에 맞춰 패션계가 대대적인 준비를 했다. 중국 소비자는 전세계 명품시장에서 큰 소비력을 갖고 있고, 춘제는 일년 중 중국 소비자를 겨냥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이기 때문에 새해의 12간지를 테마로 한 상품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하이엔드 브랜드점에 들어서면 닭을 모티브로 한 신상품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보석은 신춘가절에 선물하기 좋은 품목이다. 정유년을 맞아 보석 브랜드들도 신상품을 출시했다. 엔조(Enzo)는 차이니즈 조디악(Chinese Zodiac) 12간지 시리즈를 마련해 정유년 한정판 보석을 선보였다. 차이니즈 조디악 시리즈의 테마 보석으로 하트 형태를 만들고 작은 보석을 박아 귀여운 닭 형상을 만들어냈다. 이 보석에는 복을 기원하는 세 가지 요소가 담겨있다. 사랑을 상징하는 장미수정, 평안과 정기를 뜻하는 토파즈, 재운을 불러오는 황수정이 바로 그것이다. 디올(Dior)은 해마다 12간지 동물 모양이 달린 붉은 팔찌를 내놓는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정유년 디올이 내놓은 팔찌는 큰 눈의 둥글둥글한 진주 배를 가진 귀엽고 작은 닭이었다.


패션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루이비통(LV)는 정유년 마케팅에서 새 모양 장식이 있는 지갑을 내놨다. 루이비통의 새 모양 장식 지갑 시리즈는 중국 소비자에게 호평을 받았다. 루이비통은 이 제품 디자인이 춘제를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는 않았고, 언뜻 보면 부엉이 같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이 제품이 선물용으로 매우 적합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네티즌은여자친구가 이 귀여운 디자인을 너무 좋아해 내가 선물해주었으면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롱샴(Longchamp)도 새해 버전 가방에 서양식 닭을 가미했고,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가 선보인 수탉 재킷은 재킷 뒤와 앞면, 소매에 수탉 도안을 수놓았다. 구찌(Gucci) 에이스(Ace) 시리즈 운동화 도안도 기존의 작은 벌에서 수탉으로 변했고 새로운 버전의 스웨터와 스카프도 출시했다. 수탉 패턴을 위주로 다양한 구도로 디자인해 인상파 화풍을 연상시켰다.


지난해 원숭이 해를 맞아 한정판 파우더 팩트를 출시한 조르지오 아르마니 코스메틱(Giorgio Armani Cosmetics)은 올해도 한정판 팩트를 선보였다. 지난해와 다른 점이라면()’자가 새겨진 케이스를 열면 원숭이가 아니라 닭이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에스티로더(Estee Lauder)도 금빛 찬란한 꼬리에 큐빅을 박아 고급스러운 정유년 한정판 팩트를 내놨다.


시계 업계도 빠지지 않았다. 많은 브랜드가 닭에서 영감을 받은 새해 특별 상품을 내놨다.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은 중앙에 플래티넘이나 황금으로 닭을 조각한 소장용 한정판 손목시계 12점을 선보였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율리스 나르덴(Ulysse Nardin)의 황금 닭 손목시계는 올해 가장 멋진 12간지 시계 중 하나로 꼽힌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인 스와치(Swatch)는 더 성의를 보였다. 중국의 음력 새해를 축하하기 위해 스와치는 해마다 12간지 특별 제품을 출시한다. 2017 12년 째를 맞아 선보인 정유년 특별판금계보춘(金雞報春)’ 손목시계는 12 12간지 시리즈를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구찌 정유년 티셔츠 사진/스상하이바오왕


바쉐론 콘스탄틴의 한정판 손목시계 사진/스상하이바오왕


 ‘수박 겉핥기’에 그친 노력

중국 전통문화의 12간지에서 닭은 성격이 솔직하고 용감하다. 서양 문화에서 수탉은 용감한 이미지로 예술 작품 소재로 자주 차용되고 용맹하고 강인한 정신을 보여준다. 이런 긍정적인 이미지와 현대적인 트렌드의 만남이 딱 들어맞았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는 이런 노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돌체앤가바나의 수탉 재킷에 대해 네티즌들은 이런 색조와 도안 매치를 누구나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한 네티즌은이 재킷이 타오바오(淘寶, 중국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 인기상품이 될 것”이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대형 브랜드 제품이 타오바오에서 인기상품이 되면 타오바오 상점들이 디자인을 도용해 위조제품을 대량으로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구찌의 에이스 시리즈는 사의(寫意)적인 화풍이지만 브랜드를 모르면 농촌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고 생각할 것이다. 롱샴의 특별판 디자인도비난’을 면치 못했다. 롱샴의 한 충성 고객은이 특별판이 롱샴 디자이너의 손에서 나왔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6에 파리에서 열린 루이비통 2017 /여름 남성 컬렉션 쇼 사진/IC

 

2016에 파리에서 열린 루이비통 2017 /여름 남성 컬렉션 쇼 사진/IC


2016 밀라노에서 열린 구찌 2017 겨울 컬렉션 쇼 사진/IC

 

대형 브랜드의 정유년 한정판이 네티즌의 집단적인비난’을 받은 이유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첫 번째 이유로 중국적 요소의 이용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한 네티즌은 MCM의 정유년 핸드백에 대해붉은색과 황금색, 12간지는 춘제의 상징이 맞지만 명품 브랜드들은 왜 중국인은 날마다 12간지 동물이 새겨진 가방을 들고다니고 싶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지적처럼 중국 문화는 함축적이고, 12간지 역시 일상생활에서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쑨옌() 중국과학원 심리연구소 부연구원은 대형 브랜드들이 춘제 기간 동안 12간지 한정판 상품을 내놓은 것은 현지화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각 브랜드들은 중국 문화의 요소를 상품에 반영하고 싶어하지만 표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붉은색복’ 자를 운동화에 새기는 것이 전형적인 예다. 그는이런 디자인은 중국인의 미적 감각과 습관에 전혀 맞지 않고 표면적인 것에 머무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실 중국적 요소의 남용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의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서 디자이너는 용 형상을 아드리아나 리마의 황색 하이힐에 적용시켰고, 켄달 제너는 푸른색 봉황 날개를 달고 나왔다. 네티즌은 이를 기계적인 적용이라고 비난했다.


이 밖에 한정판이라는 세일즈 방식도 지탄을 받는 부분이다. 남과 다르고, 희귀하고, 소장 가치가 있는 것이 보통 사람들이 갖고 있는 한정판에 대한 생각이다. 하지만 현재 한정판은 브랜드 마케팅의 수단이 됐고진귀’하다는 허상만 만들어냈을 뿐이다. 브랜드들이 한정판을 자주 내놓으면서 한정판은 일상이 됐다. 어느 순간은 남과 다르겠지만 너무 잦다 보니 일종의 부담으로 변했다. 한 네티즌은 이렇게 말했다. “닭의 해에 원숭이 해의 가방을 들고 다니면 유행에 뒤쳐진다고 보이기 때문에 12간지 한정판은 일반 상품보다 가치가 떨어진다. 시효성이 제한적이어서 시간이 지나면 폐품이 돼 버린다. 자신이 태어난 해의 띠인 사람에게만 기념품으로 적합할 뿐이다.”


글로벌 대형 브랜드들이 춘제 한정판 상품으로 중국 시장에서 돈을 벌려면 중국적 요소의 융합 방식과 중국 소비자의 진짜 수요를 더 많이 파악해야 할 듯하다



글|장진원(張勁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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