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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교류, 문화와 우정을 전하다


2017-08-25      글|첸르(千日)

2016 8 26베이징 국제전시센터에서 제23회 베이징국제도서박람회가 열린 가운데 한국 부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았다사진/CFP

1992 8 24 중한 양국이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중한 양국의 도서 교류가 활발해졌고 양국의 출판사도 협력을 시작했으며 중한 양국의 저작권 무역도 늘어났다.

한국 도서의 중국 유입

지난 세기 90년대 드라마, 뮤직, 영화 등으로 시작된 ‘한류’가 강력한 기세로 중국 사회에 파고들었다. 특히 중국의 청소년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문화산업의 중요한 부분인 출판업도 한류의 영향을 받아 한국 도서의 종류와 수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양국 모두 유교 문화권이라 한국 도서는 내용이나 외적 형식 면에서 중국 독자에게 쉽게 받아들여졌다. 시장 퍼포먼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도서 기획자들의 한국 도서와 저작권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져 주제 선정과 기획시 한국 도서를 많이 들여왔다.


그러나 중한 도서 저작권 무역의 대문을 열기란 쉽지 않았다. 일부 중국 출판사와 저작권료 문제가 발생하면서 한국 출판사들이 경계심을 갖게 됐다. 당시 한국 출판사와 출판 주관 기관들은 보편적으로 중국 출판사에 대해 믿음이 부족한 상태였다. 필자는 번역 경험이 풍부하고 중국 출판시장의 한국 도서에 대한 절박한 수요와 출판 방향을 잘 알고 있었던 터라, 한국의 몇몇 유명 저작권 에이전시에게 메일을 보내 중한 도서출판 교류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진실한 마음을 전했다. 2007년 봄, 필자는 도서 저작권 에이전시 사업의 첫 성과를 냈다. 한국의 유명 저작권 에이전시인 임프리마 코리아와 독점 계약을 하게 된 것이다. 이후 몇 년 동안의 발전을 거쳐 현재 필자가 이끄는 저작권 에이전시사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도서 에이전시와 번역 규모가 가장 큰 회사로 성장했다.


중한 양국의 도서 수입 전략

중국이 한국 도서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것에 비해 한국인은 중국 도서 수입에서 ‘신중하게 시험하고 목적있는 출판’ 방식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에 유학한 경험이 있거나 중한 양국의 언어에 능통한 한국 출판인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중국 출판사가 아동, 실용 처세, 재테크 경영관리, 뷰티 등 여러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한국 도서를 수입했던 것에 비해 한국인은 중국의 고전인 <사기> <삼국지> 등 원전과 원전 관련 파생상품을 선호했다. 지난 세기 중국중앙텔레비전방송국(CCTV) <백가강단(百家講壇)>에 강사로 출연해 유명해진 이중톈(易中天), 위단(于丹) 같은 교수들이 텔레비전 스타가 됐을 뿐 아니라 그들의 저작도 중국의 각 출판사에서 경쟁적으로 출판돼 큰 수익을 거뒀다. 이 영향으로 한국 출판사도 중국 출판사와 적극적으로 접촉해 큰 돈을 들여 이중톈과 위단 등 문화 명사의 저작을 구입했다. 그러나 귤을 남쪽에 심으면 귤이 되고, 북쪽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고, 잎은 비슷해도 맛은 달랐다. 이들 저자의 작품들은 한국에서 출판됐으나 시장 반응은 매우 평범했고 출판사가 기대했던 것처럼 중국만큼 센세이션을 일으키지 못했다.


또 다른 현상은 문화 명사의 학술 저서보다 실용적인 대중 처세류 도서가 한국 시장에서 전망이 더 밝고 독자층도 두텁다는 점이다. 작고한 푸단(復旦)대학교 위쥐안(于娟) 교수의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此生未完成: 一個母親, 妻子, 女兒的生命日記)> 2011년 중국 대륙에서 출판됐으나  오랫 동안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지 못했고 관심도 높지 않았다. 그러나 첸타이양(千太陽)문화유한회사를 통해 한국의 위즈덤하우스에 저작권이 수출되고 출판되자 이 책은 빠른 시간에 고액의 비용을 회수했을 뿐 아니라 출판사에 후속 인세도 안겨주었다. 이에 고무된 위즈덤하우스는 작은 판형과 포켓북, 전자책을 내놓았고 모두 큰 성공을 거뒀다. 위즈덤하우스가 제공한 인세 보고서를 받았을 때 필자는 저작권 소유자의 존재 의의와 가치를 새삼 느꼈다.


어느 날 한국독일어번역소 소장이 갑자기 필자에게 연락을 해왔다. 소장은 불행히도 암에 걸렸는데 위쥐안 교수의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아 위 교수가 못다한 사업에 자신의 힘을 보태고 싶다며 위 교수의 프로젝트에 기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필자는 소장의 결연하고 낙관적인 어조, 그의 자선 행위와 생명에 대한 존경에 경외심이 들어 통화하는 내내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얼마 뒤 나는 위쥐안 교수 남편의 연락처를 이 소장에게 알려주었다. 어려운 저작권 도입 무역에서 생사를 초월하고 민족의 경계를 뛰어넘은 세계인의 선의를 직접 경험한 것까지, 필자는 중한 문화 교류라는 커다란 바탕에서 책 한 권에 담긴 문화의 가치를 깊이 느꼈다. 문화는 사상과 마음의 창문이고, 책은 이 창을 열고 창 밖 풍경을 응시하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 중 하나다. 다른 나라의 수준 높은 도서를 들여오고 자국의 우수한 도서를 ‘해외로 시집보내는’ 단순한 과정에서 책 한권 한권은 지식의 사절이 되어 양국 국민을 우호적으로 소통시키고 세계 각국의 마음과 문심(文心)이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도서의 해외 진출

2014 3,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유네스코(UNESCO) 본부 연설에서 경전을 인용했고 다른 문명간 상호 교류의 중요성을 여러 번 언급했다. 시진핑 주석은 문명은 다채로운 것이고 인류 문명은 다양해야 서로 교류하고 배울 가치가 있다면서 “문명 교류와 배움을 추진하면 인류 문명의 색채가 풍부해지고 각국 국민이 더 풍부한 정신 생활을 누리며 보다 많은 선택이 있는 미래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 우리는 중국 우수 작가의 우수 작품을 단계적으로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실질적인 작업으로 ‘중국 문화의 해외 진출’이라는 거시 전략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중국작가협회의 위탁을 받아 ‘중국 소수민족 문학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노력하고 있다. 민족적일수록 세계적이다. 우리는 훠다(霍達) 선생의 <무슬림의 장례(穆斯林的葬禮)>, 아라이(阿來) 선생의 <공산(空山)>, 루야오(路遙) 선생의 <평범한 세계(平凡的世界)> <인생(人生)>, 리페이푸(李佩甫) 선생의 <생명책(生命冊)>, 양즈쥔(楊志軍) 선생의 <짱아오(藏獒)>, 다전(達真) 선생의 <명정(命定)>, 위추위(余秋雨) 선생의 <군자의 길(君子之道)> 10편의 작품을 한국에 수출했다. 위대한 작품을 전세계에 널리 알린 것은 원작자에 대한 긍정이면서 인류에게는 정확한 정신적 안내와 강력한 정신적 동력을 제공하는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오래 전부터 필자는 ‘교(, 다리)’ 자의 형상에 관심이 많았다. 어떤 구도와 바탕에서도 ‘교’의 형상은 화폭에서 늘 아름답게 그려져 효과 면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다. 가장 아름답고 효과적으로 서로를 연결하는 것이 ‘교’에게는 시험이자 사명이다. 필자가 출판 저작권 분야에 몸담은 것은 마음속 가장 아름다운 것을 향해 끊임없이 다가가는 과정임에 틀림없다. 저작권 수입과 수출에서 에이전트는 중간에서 다리를 놓고 다른 언어와 문화를 연결하고 통하게 하여 세계적인 범위에서 지식이라는 ‘아름다운 풍경’이 서로 통하고 공유하게 한다. 여기에서 얻은 수확은 물질적인 측면의 보수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더 크게는 만족감이고, 아름다움에 가까워지는 이상과 욕망이다. 우리가 지금 하는 일은 서로 경청하고 서로 경험을 얻을 수 있는 문화의 다리를 놓는 것이다.


올해는 중한 수교 25주년의 해다. 백살이 지나도 천년이 지나도 마음은 변함없고, 삶에는 끝이 있지만 마음은 의탁할 곳이 있다고, 필자는 전심전력을 다해 중한 양국의 도서 문화 교류에 미약한 힘이나마 보탤 것이다.

 

(필자 첸르는 베이징스판(北京師範)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했다. 중국작가협회 회원, 중국번역협회 일본어 한국어 전문가 회원이고, 한국문학번역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해외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글|첸르(千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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