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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뿌리내린 ‘아프리카 중의사’


2017-06-15      글|왕야오(王垚)

청두 신두구 중의병원의 병실디아라가 환자의 맥을 짚고 있다사진/ CFP

디아라는 아프리카 말리 출신의 흑인 중의학 의사다. 그는 중국에서 중의학을 공부한지 30여 년이 됐다. 처음에 환자들은 이 흑인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를 보자마자 몸을 돌려 도망갔다. 하지만 지금은 청두(成都)시 신두(新都)구 중의병원에서 박사학위를 가진명의’가 되어 명성을 듣고 찾아온 환자 진료에 여념이 없다. 그에게 진찰받기 위해 온 환자들로 그는 눈코 뜰 새 없다.

1964년 생인 디아라는 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의학에 대한 흥미가 많았다. 1984년 중국에 온 그는 베이징에서 서양의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그는 곧 중의학을 선택했다. 그는이왕 중국에 왔으니 이곳의 것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양의학은 어느 나라나 똑같지만 중의학은 중국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 후, 디아라는 광저우(廣州)중의학원에서 학위를 마친 후 청두중의약대학에서 박사과정을 하는 동안 수많은 명의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그는 외국인 중의학 박사가 되었고, 이 시기에 한 청두 아가씨를 만나 결혼에 성공해 귀여운 두 아이를 두게 됐다.


박사과정이 끝난 뒤, 디아라는 윈난(雲南)성에서중국 초급 위생보건’ 공익 프로젝트에 종사하면서 의료 기반이 열악한 쿤밍(昆明)일대 시골에서 시골의사를 육성하고 의료봉사를 했다. 3년 전에 디아라는 쓰촨(四川)성 청두시 신두구 중의병원에 다니게 됐다.


중국에 온 지 이미 30년이 넘은 디아라는 중국어를 능숙하게 할 뿐 아니라 제대로 된 쓰촨말을 구사한다. 환자들이 쓰촨말을 하거나 심한 산골 사투리로 병세를 설명해도 그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지 않고현지인인 척’하기도 한다. “쓰촨말은 그럭저럭 하지만 신두 말의 억양은 잘 못한다.” 디아라는 성격이 활발해 사람들은 그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신두에 온지 3년이 된 그는 처음에는 현지말은 청두말과 충칭(重慶)말 정도만 구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청두 각지의 억양을 거의 다 구분한다. 표준 쓰촨어, 보통화 외에도 디아라는 광둥어와 프랑스어, 영어를 할 줄 안다.


또한 그는 중국 역사와 전통문화, 고전문학, 문언 등에 정통하다. 입을 열면 중국 고시와 고문이 줄줄 나온다. 환자가 복사뼈를 보여주면 디아라는 능숙하게 몇 번 눌러본 다음 혈자리에 침을 놓는다. 디아라는아프세요? 많이 아프지는 않지요? 아파도 일단 움직이지 말고 조금만 참으세요. 옛 말에 한 번 참으면 백 번 화를 면하고, 한 번 냉정하면 백 번 충동을 억제할 수 있다는 말도 있잖아요” 하고 재치있게 말했다. 옆 침대에 있던 환자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하하 웃었다. 그들은 이아프리카인 중의사’의 세심함과 유머를 좋아한다.


광저우중의학원에서 중의학을 공부한 디아라는 중국 학생처럼 <의고문(醫古文)>부터 시작했다. <의고문>은 중국인 학생도 어려운 내용이라 그는 <의고문> 과목을 낙제했다. 이 일은 그에게 큰 타격을 주었고 그는 악착같이 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서점으로 달려가 <신화자전(新華字典)> <고한어자전(古漢語字典)> <강희자전(康熙字典)>을 구입해 날마다 외우고 봤다. 그때 산 사전을 지금도 틈틈이 들여다 본다. 이로써 중국어와 고문 수준이 수직 상승했고 2학기부터 중국어 고문과 중의학 전공과목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입을 열면 줄줄 외우는 <황제내경(黃帝內經)>은 그 당시에 외운 것이다. 지금까지 중의학과의 30년 인연 덕분에 그에게서는 중화전통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중국인보다 더 중국인 같다. 물만두를 즐겨 먹고 중국 전통의상을 즐겨 입고 중국 고대시를 암송하며 속담을 입에 달고 살고 평일 쉬는 시간에도 문언문(文言文)을 즐겨 읽는다.



글|왕야오(王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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