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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중국 ‘인터넷 병원’급증


2020-07-08      

 

지난 4월 13일 상하이(上海)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상하이의 공립병원 중 ‘인터넷 병원’ 설립·운영 허가를 받은 곳이 총 13곳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다소 생소한 ‘e-진료카드’와 ‘e-처방전’도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병원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 진료라는 획기적 아이디어를 통해 국민들은 좀 더 간편한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온라인으로 진료받는 시대

상하이에 거주하는 시민 장(張) 씨는 휴대전화로 푸단(復旦)대학교 부속 화산(華山)병원(이하 ‘화산병원’)의 위챗(微信) 공식 계정을 추가하고 ‘진료 예약’과 ‘e-진료카드’ 메뉴를 클릭한 뒤 자신의 신분증과 의료보험증을 업로드했다. e-진료카드를 발급받은 장 씨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접수와 진료, 결제에서 처방약 수령까지 모든 절차를 마쳤다. 화산병원의 위챗 공식 계정은 사실상 ‘인터넷 병원’이나 마찬가지이다.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인터넷 의료기술과 인터넷 병원 설립을 모색하는 병원들이 늘고 있다. 상하이시에서 최초로 인터넷 병원 설립 허가를 받은 공립병원인 화산병원도 그 중 하나다. 인터넷 병원은 허가증을 갖춘 곳에 한해 의사의 온라인 진료와 약 처방이 가능하고, 허가증이 없는 곳은 단순 상담 업무만 할 수 있다. 화산병원의 공식 계정에는 피부과, 신경내과, 감염내과, 신장병과, 심내막과 등 10여 개 진료과가 설치돼 시민들이 통상질환이나 만성질환에 한해 온라인 재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공식 통계에 따르면 상하이에서 인터넷 병원 설립 허가증을 받은 공립병원들의 누적 진료 횟수는 한 달 새 1만4000명에 달했고, 온라인 처방 건수도 4300여 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의 전체 온라인 의료산업 규모에 비하면 상하이의 인터넷 병원 사례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다. 온라인 병원 유형 중에는 실제 병원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병원 외에도 중요한 하나가 더 있다. 바로 IT기업이 주도하는 ‘온라인 의료 플랫폼’이다. IT기업이 실제 병원 기관과 손잡고 각지 의사들을 플랫폼에 등록시킨 뒤 전국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료, 검진, 수술 예약, 약 배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특히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이런 기업형 의료 플랫폼은 더욱 승승장구하고 있다. ‘웨이이(微醫)’는 음력으로 2019년의 마지막 날인 1월 24일에 설립된 온라인 의료 플랫폼으로서, 4월 중순 기준 접속자 수가 이미 1억3000만명을 넘어섰다. 온라인 의사 수도 5만명 이상, 플랫폼을 통해 무료로 상담 또는 진료서비스를 받은 사람은 177만명이 훌쩍 넘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징둥건강(京東健康)의 온라인 문진 플랫폼 일일 문진자 수는 10만명에 육박한다. 많을 때는 한 시간에 수만 명이 접속하기도 한다. 평상시와 비교해 호흡기내과나 감염내과 등의 문진자 수도 6~7배 늘었다.

 

중국사회과학원 공공정책연구센터의 주펑메이(朱鳳梅) 연구원은 “온라인 의료는 지역적 한계를 깨고 의료서비스의 파급효과(spillover effect)를 야기해 의료서비스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환자는 자신의 집에서 언제든지 의료 상담을 받거나 약을 구입하는 등 편리함을 누릴 수 있고 병원 입장에서도 부담을 덜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교차 감염을 줄이고 환자의 불필요한 병원 방문도 줄일 수 있어 가뜩이나 빠듯한 의료자원 수급 문제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점점 커지는 中 온라인 의료 시장

이처럼 온라인 병원이 성장하게 된 계기는 물론 코로나19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월과 3월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을 통한 의료 자문 기능을 확장해야 하며, 적정 자격을 갖춘 온라인 의료기관에서 기초의료보험 가입자의 통상질환이나 만성질환 재검진을 수행해야 한다’는 내용의 정부 문건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각 지방정부에서도 잇따라 방역에 도움이 되는 온라인 진료 장려 정책을 내놓았다. 아울러 각 지역의 위생건강위원회는 온라인 의료서비스 정확도 향상을 위해 감시 플랫폼을 만들어 온라인 진료의 전 과정을 감시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중국 국가의료보장국과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월 28일 코로나19 방역 기간 통상질환과 만성질환의 온라인 재검진을 의료보험 대상에 포함시켜 지정 제약기관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기간 ‘인터넷+의료보험’ 사업 수행에 관한 지도의견>을 공동 발표했다. 지도의견이 발표된 당일 국가의료보장국은 우한의료보장국을 통해 웨이이 플랫폼에 국가의료보장국 ‘e-증빙서류’발급 기능을 추가하도록 신속히 지시했다. 과거에는 기초의료보험 가입자가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뒤 의료보험카드 실물을 제출해야 공제를 받을 수 있었지만, e-증빙서류 발급으로 각종 온라인 의료 플랫폼에서도 간편히 결제를 할 수 있게 됐다. 국가의료보장국 후징린(胡靜林) 국장은 “‘인터넷+의료’를 즉시 의료보험 대상에 포함시켜 현장 의료서비스의 단점을 보완하고 관련 시장 규모도 빠르게 키우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글로벌 컨설팅사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은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중국의 온라인 의료시장 규모가 천억 위안 대에 달할 것이며, 2026년에는 2000억 위안, 2020~2026년에는 연평균 복합성장률(CAGR)이 약 14.23%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리서치업체 이관(易觀)의 의료산업 분야 애널리스트 천차오산(陳喬姍)은 정부의 지원만 있다면 중국 최상위 병원 가운데 절반이 올해 안에 인터넷 병원 설립을 위한 준비작업을 마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온라인 의료플랫폼 딩샹위안(丁香園)의 리톈톈(李天天) 회장은 “지금 단계에서는 누가 더 고객의 수요를 제대로 파악해 양질의 서비스를 만드느냐가 관건”이라며 “코로나19로 일반인들이 온라인 진료에는 익숙해졌지만, 이것이 온라인 의료산업의 본격적인 개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의료정보 사이트 ‘39헬스넷’의 뤼스펑(呂世峰) 대표 역시 “온라인 의료라 해도 핵심은 ‘의료’에 있다. 앞으로 각 기관은 더욱 우수한 서비스 개발, 기술력 향상, 정밀한 데이터 매칭, 운영시스템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기획사(司·국장급) 마오췬안(毛群安) 사장은 정부 정책과 관련해 “앞으로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코로나19 유행 기간 ‘인터넷+각종 서비스’와 제도를 강화하고 관련 부처와 검토하여 더 나은 정책 방향을 설정함으로써 ‘인터넷+메디컬·헬스’ 산업이 활발히 꽃피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왕첸(王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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