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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발(發) 위기에도 기회는 반드시 존재한다


2020-04-03      

학교의 개학이 지연되면서 “수업은 멈춰도 공부는 멈출 수 없다”며 온라인 수업이 한창이다 . 사진은 쓰촨 ( 四川 ) 성 청두 ( 成都 ) 시의 한 초등학교 학생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 사진 / XINHUA 

 

15년간 상하이(上海)와 베이징(北京)에서 학업과 취업을 거쳐 현재는 사업을 하고 있는 필자는 그간 사드 갈등, 미중 무역마찰 등으로 인한 고비들을 어렵사리 넘겨왔다. 하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감은 그보다 훨씬 크다. 1997년 통화기금(IMF),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잇는 글로벌 경제위기 수준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생산 측면의 글로벌 공급망(Value-chain)의 핵심이자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의 영향력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최근 대부분 기관들이 중국과 한국, 그리고 글로벌의 기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전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5.7%에서 4.9%, 무디스는 5.2%에서 4.8%, 국제통화기금은 6%에서 5.6%로 조정했다.

 

한국 상황도 밝지만은 않다. 3월 12일 블룸버그가 발표한 세계 투자은행·경제연구소의 올해 한국 GDP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3월 기준 1.8%로 전월 집계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세계 경제 성장률도 OECD는 기존 2.9%에서 1.5%로, 블룸버그는 3.1%에서 0.1%까지 낮췄다.

 

그나마 중국이 강력한 리더십 아래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기는 하나,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아직도 한창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특히나 내상이 큰 중국과 한국은 경제, 문화, 산업 분야를 아울러 앞으로 가야 할 방향에 대해 국가적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

 

코로나 19가 가져온 신 (新) 소비 트렌드

알리바바의 업무용 메신저 딩딩(釘釘)은 코로나19 발생 후 중국 애플 앱스토어 무료 다운로드 앱 순위에서 국민 메신저인 위챗(微信)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밖에도 화웨이(華爲)의 원격 근무 시스템인 위링크(WeLink), 틱톡(Tik Tok)으로 유명한 바이트댄스(字節跳動科技, ByteDance)의 기업용 메신지 ‘페이수(飛書)’, 그리고 텅쉰(騰迅)의 기업용 위챗 등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학교의 개학이 지연되면서 “수업은 멈춰도 공부는 멈출 수 없다”며 온라인 수업이 한창이다. 학교 수업 외에도 중국 유명 어학원인 신둥팡(新東方)과 쉐얼쓰(學而思), 베이와이왕커(北外網課) 등의 무료 강의도 인기가 많다.

대표적 오프라인 산업인 여행, 항공, 영화, 외식 산업 등이 이번 사태로 매출이 70~90% 급감한 반면, 홈코노미의 주요 영역인 홈엔터테인먼트(Home Entertainment)는 오히려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인터넷으로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인 오버더톱 서비스(OTT)는 대표적 홈엔터테인먼트로서 넷플릭스, 유튜브, 아이치이(愛奇藝), 텅쉰스핀(騰訊視頻) 등 대표적 OTT 업체가 있다. 중국 미디어 마케팅 업체 비전스타(劇星傳媒) 관계자에 따르면 OTT 조회수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예능으로 유명한 후난(湖南)TV 자회사인 OTT 플랫폼 망고(芒果)TV는 이번 춘제(春節, 음력설) 동안 무료 VIP 서비스 제공으로 전월 대비 회원수가 709% 증가했고, 앱스토어 내 다운로드 순위도 60위에서 30위로 급상승했다. 또한, 광다증권(光大證券)에 따르면 또 다른 영역인 모바일 게임도 국민 게임으로 불리는 텅쉰의 왕저룽야오(王者榮耀)의 경우 올해 춘제기간 사용자와 1월(올해 춘절은 1월) 매출액이 각각 1억2000만명, 92억 위안(약 15조6000억원)으로 각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3%, 24% 증가했다.

 

 

새로운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해야

중국의 자동차산업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변화가 감지된다. 자동차 브랜드들은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주저하는 차량 구매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고객을 찾아가는 차량 시승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주요 브랜드가 진행 중인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로는 이치다중(一汽大衆)의 온라인 차량 관람, 구매, 방문 시승·보양 서비스, 실시간 플랫폼 소개 그리고 광치펑톈(廣汽豊田)의 AR기술을 이용한 차량 관람, 온라인 자동차 캐피털, 방문 보양 서비스, 둥펑웨이다치야(東風悅達起亞)의 온라인 차량 구매, 방문 자동차검사·보험 가입, 방문 차량 인도 등이 있다.

 

대중교통에서의 감염우려를 피해 장시간 탑승해야 하는 차량 내 공기 정화와 항균에 대한 관심도가 급속히 높아짐에 따라 볼보 S60, 비야디의 당(唐) 모델의 경우 우수한 실내 공기 정화와 항균 기능을 장착했고, 한국 만도 등과 협업 중인 지리(吉利) 자동차도 역시 N95 마스크 수준의 공기정화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류, 특히 육류 운송의 발전도 기대된다. 작년 중국 돼지고기 파동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주요 육류 공급이 서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특히 광대한국토 면적으로 인한 막대한 물류비 및 육류를 안전하고 신선하게 운송할 수 있는 콜드체인(Cold Chain) 차량 부족 등이 현 중국이 직면한 현실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신선하고 청결한 육류 제품 수요가 급격한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당국 역시 육류 신선 보관과 운송에 점차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만큼 향후 주요 육류의 보관, 운송 등 물류 산업도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 대비 중국의 콜드체인 보급률은 아직 10% 미만인 만큼 향후 발전 가능성은 매우 크다.

 

‘새로운 습관이 형성되기까지 21일이 걸린다'라는 행동심리학계의 이론처럼, 생각보다 장기화되고 있는 이번 사태로 비접촉(untact) 소비와 홈코노미가 좀 더 우리에게 익숙한 삶의 일부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위기와 기회는 공존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중국은 우수한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재택근무, 인터넷 강의, 물류, 그리고 자동차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한국 기업들 역시 관심을 가지고 주시할 부분이다. 원격 메신저 서비스는 안정적인 서버와 운영, 인터넷 강의는 창의적이고 다양한 컨텐츠 제작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동차 제조는 물론자동차 할부금융, 물류(Cold chain)도 마찬가지이다.

 

CJ 대한통운과 중국 대형 가전업체 TCL의 합작사인 ‘CJ 스피덱스’는 2019년 중국계약물류 랭킹에서 8위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2005년 설립 후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삼성생명과 중국은행의 합작사인 ‘중은삼성’, 그리고 최근 레노버와 디디추싱(滴滴出行) 등의 투자로 합작보험사로 전환된 현대해상의 중국법인인 ‘현대재산보험’의 변신도 눈 여겨 볼만한 사례이다.

 

중국 내 한국 기업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한탄이 이미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사스(SARS)가 결과적으로 오늘날 중국 경제의 거두인 알리바바와 징둥(京東)의 출현에 촉매제가 되었다는 것을 새삼 강조하지 않더라도, 중국 성어 ‘화복상의(禍福相依, 위기와 기회는 공존한다)’와 같이 이번 위기가 한국 기업의 중국 사업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마윈(馬雲) 알리바바 전 회장이 보내온 마스크 100만개 상자에 쓰인 ‘산수지린 풍우상제(山水之隣 風雨相濟, 가까운 이웃끼리 도와 어려운 시기를 이겨낸다)’ 문구처럼 한중 기업이 두 손을 맞잡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글|이기창

(필자 이기창은 한국 리딩 경영 컨설팅펌인 네모파트너즈(Nemo Partners)의 중국 법인 대표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경영 노하우를 습득하려는 중국 기업에 경영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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