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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中 진출 25년, 먹거리로 도약하다


2020-01-06      글|장쉐(張雪)

CJ그룹이 제1회 수입박람회에서 선보인 ‘다시다’ 쇠고기가루와 조미료 제품 사진/ 천젠(陳建)

지난 11월 열린 제2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이하 수입박람회)에서 박근태 CJ차이나 사장 겸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중국은 빠르게 발전하는 신흥시장이자 CJ그룹에도 매우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CJ그룹은 지난 제1회 수입박람회에 이어 이번에도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정성스레 꾸민 300m2 규모의 전시장에는 3만명이 넘는 관객들이 찾아 CJ의 역사와 소개자료를 둘러보았다.

박 대표는 이번 수입박람회에서 중국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소비시장을 겨냥한 CJ의 전략을 전격 공개했다. 최근 글로벌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에도 중국 경제는 여전히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국가 경제발전과 국민 생활수준 향상으로 싱글족이 어마어마한 소비군으로 부상함에 따라 CJ그룹은 고품격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싱글족들의 입맛에 맞춘 100여 종의 간편식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조미료에서 비비고까지
1978년 중국의 개혁개방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릴 무렵, CJ그룹은 드넓은 중국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 우선 홍콩사무소를 설립했다. 1992년 중한 수교가 이뤄지자 1994년 본격적으로 중국 내륙 시장에 진출하며 산둥(山東)성 칭다오(青島)시 라이시(萊西)에 첫 공장을 설립했다.
 
1953년 ‘한국 제일제당 공업주식회사’로 출발한 CJ그룹은 그 뒤 60년의 세월을 거쳐 식품·요식업·바이오 테크놀로지·물류·신유통·엔터테인먼트·미디어 등 각 업종을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 기업으로 거듭났다. 2018년 세계 500대 기업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CJ그룹은 무수히 많은 대표 브랜드를 탄생시킨 것은 물론 해외시장에도 빠르게 진출해 국제적으로도 높은 인지도를 확립했다.
 
이처럼 60년 넘게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기업이지만 중국 시장에 첫 진출할 당시에는 예상치 못한 엄청난 ‘장벽’에 부딪혀야 했다. 중국 시장의 문은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있다. 하지만 자사 제품을 중국 시장에 잘 안착시키는 문제는 다국적기업 모두가 넘어야 할 ‘첫 번째 관문’이었다. “CJ그룹은 중국에 출시한 첫 상품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처리팡(車立芳) CJ그룹 중국본사 대외협력전무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1994년 CJ칭다오식품유한회사가 제일 먼저 야심차게 선보인 ‘쇠고기 다시다’의 사례를 들며 말했다. 한국에서는 37년의 역사와 8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스타 상품’이었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쓰라린 실패를 맞봐야 했다.
 
쇠고기 다시다의 실패를 계기로 CJ그룹은 중국 시장을 뚫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의 식문화부터 연구해야겠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조사를 통해 중국인들의 90% 이상이 요리할 때 닭고기 조미료를 쓴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한국 소비자들은 쇠고기 조미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중국인들의 입맛과 생활습관에는 맞지 않았다. 심지어 대부분의 중국 요리사와 주부들은 요리에서 쇠고기 조미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몰랐다. 이에 CJ그룹은 쇠고기 가루를 기반으로 새로이 가공한 ‘닭고기 다시다’를 출시했다. 개운한 식감과 깨끗함, 인체 무해성을 내세운 닭고기 다시다는 점차 중국 조미료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이 일을 통해 CJ그룹은 중국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현지화를 한다고 해서 새로운 시도가 필요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새로운 시도와 현지화를 적절히 결합해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것이 CJ그룹의 궁극적인 목표였다. 이를 위해 식품사업 부문은 중국에 식품R&D센터를 세우고 ‘현지화+혁신’ 원칙에 따라 수많은 신제품을 개발했다. 그 결과 ‘다시다’ 조미료 외에도 ‘비비고’ 인스턴트 식품, ‘햇반’ 즉석밥 등 여러가지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며 순식간에 중국 식품업계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결국 CJ그룹은 중국 시장에서 처음 맛본 ‘쓴맛’을 통해 중국 시장에 대한 철저한 연구조사만이 중국 시장에서 전개할 모든 사업 발전의 토대가 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CJ그룹이 출시한 즉석식품 비비고 왕교자가 중국 시장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 천젠

먹거리 안전이 최우선
식품과 요식업은 CJ그룹이 가장 오랫동안 이어온 핵심 사업부문이다. 닭고기 다시다를 출시하는 과정에서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한 CJ그룹에는 중국의 엄격한 식품안전 기준에 맞춰 건강하면서도 안전한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또 하나의 관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식품안전은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집중되는 이슈였기 때문에 전문적인 검증 절차로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핵심이었다. 2015년 6월, 부지면적 500m2에 이르는 CJ그룹식품안전센터가 베이징(北京)에 문을 열었다. 센터는 식품안전기준, 설비, 표준약품 등 3개의 기본 데이터베이스를 하나로 합쳐 CJ그룹에서 생산하는 모든 식품의 안전성을 가장 까다로운 기준에 맞춰 관리하는 것이 주요 임무였다. CJ그룹은 한국 최대의 식품 제조업체라는 명성에 걸맞게 식품 안전을 위해 줄곧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2006년 중국사업을 확장할 때는 식품안전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칭다오에 자체적인 식품안전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제1회 수입박람회에서 선보인 햇반, 비비고, 만두 등의 간편식품은 소비자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수입박람회를 통해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햇반 즉석밥은 편리함과 안전성을 무기로 빠른 시장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싱글족은 2억4000만명에 달한다. ‘나홀로 삶’을 즐기는 소비군의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업계도 ‘솔로 경제’를 겨냥해 잇따라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CJ그룹의 즉석식품도 중국에서 빠르게 부상하는 싱글족을 겨냥한 맞춤형 제품이다. “CJ그룹은 식품안전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햇반의 경우 당일 도정한 쌀만 쓰고 무균화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갓 지은 밥의 신선함이 유지되고 위생적이며 안전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처 전무는 위생 상태를 믿을 수 없는 배달식품에 비해 편리함과 안전성이 담보되고 풍부한 영양소에 맛까지 더한 것이CJ즉석식품의 특장점이라며, 새롭게 떠오르는 중국 즉석요리 소비군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품질로 승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지합작을 통한 시너지 효과
지난 10월 19일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제1회 다국적기업리더 서밋’에는 35개 나라와 14개 도시의 다국적 기업들이 참가했다. 이날 개막식에서 손경식CJ그룹회장 겸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은 산둥성에 가장 먼저 진출한 한국 기업의 총수로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중국의 미래 산업과 4차 산업혁명에 주목합니다. 중국은 현재 인공지능(AI), 5G, O2O, 스마트 모바일 등 미래 산업을 크게 발전시키고 있는데, CJ그룹 역시 이러한 흐름에 따라 관련 산업을 집중 육성할 것입니다.” 
 
11월 5일, 제2회 훙차오국제경제포럼 ‘개방, 규제, 경영 환경’ 분과포럼이 상하이에서 진행됐다. 사진/ VCG

중국의 계속되는 개방 정책도 CJ그룹의 중국 시장 확대에 무한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시장을 일군 지 25년 만에 CJ그룹은 중국의 식품과 요식업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했다. 작년 말 기준 엔터테인먼트&미디어·물류·신유통·바이오 테크놀로지 등 4대 사업 부문은 중국 80개 도시에 143개의 법인을 두고 연간 203억 위안(약 3조394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해외사업 매출이익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박 대표는 오늘날 CJ그룹이 중국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데는 중국의 개혁개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실시하고 전방위적인 개혁 조치를 내놓으면서 중국의 경제·정치·문화가 새롭게 변모한 것은 물론 외국계 기업에도 중국의 빠른 경제발전과 거대 시장으로 인한 편의와 혜택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아울러 그는 중국의 기업 경영환경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대규모 감세와 기업 비용부담 경감 조치 및 큰 폭의 시장개방 정책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고, 지식재산권과 관련해서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중국의 감세 정책으로 기업은 경영비를 크게 절감했고 각종 행정절차 간소화로 시간과 비용도 절약할 수 있었다. 점점 좋아지는 경영환경에 힘입어 중국 내 외국계 기업들의 활력도 한층 더해지고 있다.
 
CJ그룹은 25년 전 아무 기반도 없던 시절에서 점점 자신만의 입지를 다지고 투자 확대를 통해 중국의 발전이 가져다 주는 기회를 함께 누렸다. 이 과정에서 중국에는 선진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했다. 1994년 중국 진출 이후 CJ그룹의 대중 누적 투자액은 160억 위안, 새로이 창출한 일자리는 2만여 개에 달한다. 2007년에는 중국의 ‘중화라오쯔하오(中華老字號·오래된 전통기업)’인 ‘바이위 두부(白玉豆腐)’ 브랜드를 소유한 베이징2상그룹(北京二商集團)과 공동 사업을 전개했다. 앞선 기술과 우수한 경영기법, 풍부한 시장 경험, 탄탄한 제품 개발력으로 ‘바이위’ 콩제품을 출시해 중국 북부지역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에는 쓰촨(四川) 식품기업 지샹쥐(吉香居)와 손을 잡고 쓰촨 김치를 중국 전역에 유통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40년 간 지속적인 투자환경 개선과 적극적인 외자유치를 통해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풍성한 결실을 얻어갈 수 있도록 힘써 왔다. 이에 화답해 외국계 기업 또한 중국의 경제 발전에 힘과 활력을 보태며 중국의 경제 글로벌화를 한 걸음 더 앞당기고 있다.
 
 

글|장쉐(張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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